[데일리메디 권지민 기자]미세먼지가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일반인을 비롯해 임산부, 호흡기질환 등 민감, 취약군에게 더욱 해로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수많은 토론회, 세미나 및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누구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해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세먼지로 인한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난 6월 26일 정부는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 해결 위한 연구개발 예산 확대안’을 국회에서 발표했다. 미세먼지 연구등을 올해 744억에서 내년에는 1000억원 정도를 편성할 예정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기반으로 미세먼지 해소를 위한 각종 정책을 추친하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고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산돼 정부의 명확한 대책이 요구된다.
“각종 질환 유발은 물론 사망까지” 생명 위협 미세먼지
최근 학계에서는 미세먼지가 각종 질환 발병의 주요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미세먼지는 체내에 들어오면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각막염, 피부 질환과 호흡기질환을 유발하며 이외에도 심근경색, 뇌졸중, 심박동수 이상 등과 같은 심혈관계질환도 초래한다.
금년 6월 25일 대한뇌졸중학회는 서울의대 교수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 중 약 47%가 뇌졸중 때문이다”고 발표했다.
미세먼지가 주로 호흡기질환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뇌졸중 같은 혈관성질환 발생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다.
초미세먼지가 자율신경계, 염증반응, 항상성 유지, 내피세포 등에 악영향을 미쳐 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초미세먼지는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대부분 폐포까지 들어가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을 일으킨다.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급·만성호흡기질환도 급증 하고 있으며 만성호흡기질환자들의 경우 질환이 악화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연구팀은 최근 ‘미세먼지와 만성폐쇄성폐질환 (COPD) 환자 입원율 간의 상관관계’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COPD 급성 악화의 중요한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최주환 교수는 “COPD 환자들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입원율이 증가했다”면서 “만성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입원할 정도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반인들과 달리 COPD 환자들은 미세먼지 ‘보통’인 날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호흡기 질환자들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미세먼지가 특히 임산부와 태아 건강의 여러 방면에서 악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다. 먼저 임산부가 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조산 및 저체중아 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지난해 7월 뉴욕대 연구팀은 “임신 초기 초미세먼지에 과도 하게 노출되면 조산 및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 했다.
이는 임산부들이 면역력이 약해 미세먼지에 취약한 데다 태아 역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미세먼지가 태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각종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임산부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임산부가 초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출생 후 아이의 고혈압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또한 미세먼지가 임신 자체를 어렵게 한다는 연구도 있었다. 지난 4월 ‘휴먼 리프로덕션(Human Reproduction)’ 에는 미세먼지가 자연임신뿐만 아니라 체외수정 성공률도 낮춘다는 연구 내용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