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적십자사의 혈액백 관리 행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100억원대 예산으로 혈액백을 구매한 대한적십자사는 그동안 자의적인 기준으로 혈액백을 관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혈액백 내 항응고제에 함유된 포도당 농도 기준에 대해 국제표준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지 않고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왔다는 것이다.
적십자사는 “혈액백 멸균처리 후 발생하는 과당을 제외한 나머지 포도당 수치만 계산한 게 국제표준에 맞다”고 반박했고, 식약처는 “국제표준은 멸균처리 후 포도당과 과당수치를 합산한 것을 기준으로 한다”고 재반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의사협회는 “적십자사의 거짓 주장이 식약처와 전문학회 의견서를 통해 밝혀졌다”며 “포도당과 가당을 합산해 계산하지 않는 적십자사의 기준은 지금까지 확인된 의학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의협이 대한수혈학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의견 요청을 한 결과에서도 “혈액백의 국제 기준에서는 항응고액의 포도당정량법에서 포도당과 과당을 모두 합한 환원당 총량을 측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의협은 “적십자사는 국제표준을 무시하고 자의적 기준을 마련했다. 특히 해당 기준을 맞추기 위해 포도당을 과량 투입해 혈액백을 제조해왔다”며 “포도당 과량 투입이 혈액백 내 세균증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일침했다.
이어 “적십자사는 혈액관리라는 국민건강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이라며 “정부는 적십자사와 관련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건강에 한치의 위해도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