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삼성서울병원 '초동 대처'
최종수정 2018.09.11 06:03 기사입력 2018.09.11 06:03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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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보건의료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공교롭게도 3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메르스 확진자가 방문한 병원이 됐다. 삼성서울병원은 2015년 메르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병원 부분 폐쇄 결정까지 내렸고, 16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병원장도 바뀌었다. 3년 전 메르스에 호되게 당한 삼성서울병원은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실제로 병원은 환자 진효 후 “병원 내 감염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3년 전 "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국내 보건의료체계를 강타했던 메르스. 그 메르스를 이번에도 최전선에서 맞이한 삼성서울병원이 3년 전과는 어떻게 다른 대응을 했는지 주목된다.
 

병원 부분 폐쇄까지 겪었던 엄청난 상처 '메르스'


2015년 메르스는 1번 환자가 5월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시작됐다. 60대의 남성이었던 그는 귀국 당시에는 발열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없었다.


그가 삼성서울병원에 내원한 것은 귀국 2주 뒤인 5월 18일에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하면서였다.


1번 환자는 의원과 평택성모병원 등을 거치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뒤인 20일 최초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의 부인이 두 번째 확진자가 됐다.


문제는 수퍼 전파자였던 14번 환자였다. 그는 굿모닝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다 평택성모병원을 거쳐 삼성서울병원으로 이송됐고 이 과정에서 대량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에 국회에서는 메르스 대책 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도 출석했다.


1번 환자를 진료했던 당시 감염내과 정두련 과장은 “삼성이 아닌 국가가 뚫린 것”이라고 말해 이후 송재훈 당시 삼성서울병원장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사과를 하기도 했다.


당시 송재훈 원장은 “메르스가 응급병실에서 초기 발생한 당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위기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했어야 했다”며 “초기에 정보가 부족하다보니 대응이나 노출 격리자 선정과정에서 일부 빈틈이 있었다. 결국 응급실에서 대규모 감염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대국민 사과를 했던 송 원장은 환자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병원 부분 폐쇄를 결정했고 그 해 10월 병원장직을 사임했다. 메르스 발생 전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 2년 6개월을 남기고 사임한 것이다.


복지부와 600억원대 법정 다툼 중인 메르스 손실 보상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로 인해 본 손해는 16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의 초진 및 재진, 외래 및 입원환자 수는 메르스 이후 그야말로 곤두박질쳤다.


2014년 33만명이던 초진환자는 2015년 메르스를 겪고 24만명으로 10만명 가까이 줄었고, 2년이 지난 지난해까지도 30만명대까지 겨우 회복한 상태다.

재진환자는 2014년 167만명에서 148만명으로 20만명 가까이 줄었다.


외래환자 역시 2014년 200만명에서 2015년 172만명으로 30만명 가까이 줄었고, 입원환자는 9만5000여명에서 8만여명으로 줄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은 보건복지부와 메르스 손실보상액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복지부가 삼성생명공익재단에 손실보상액 607억원을 지급할 수 없다고 결정하자, 재단 측이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환자 제출 명단을 제 때 제출하지 않아 손실보상액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삼성서울병원은 이러한 조치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에 최선을 다해 대처했지만 행정처분에 이어 손실보상금까지 받지 못했다”며 “돈 문제보다는 메르스 확산의 불명예를 떠안을 수 없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3년 만에 재회한 메르스, 이번엔 다른 대응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이후 대대적으로 감염관리 강화에 착수했다. 메르스 발생 직후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2016년에는 음압격리병동을 확보했다.


메르스 발생 전 음압격리실이 없었지만 곧바로 대대적인 공사를 통해 음압격리병동을 완성하고, 응급실은 기존 404평에서 567평으로 넓혔으며 출입 단속도 강화했다. 보호자 1인만 RFID 카드로 출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의 달라진 점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다. 메르스 이후 감염병대응센터를 설치해 운영해 오고 있을 만큼, 3년 전과는 다른 대응을 보여준 것이다.


지난 7일 쿠웨이트 출장을 갔다가 삼성서울병원을 경유해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A씨가 메르스 확진을 받은 것은 입국 다음날인 8일이다.


지난 2015년 첫 환자의 귀국 후 16일, 증상이 나타난 뒤 9일만에 확진 판정이 나온 것에 비하면 확연히 짧아진 것이다.


공항에서 바로 이동한 환자에 대한 병원 측의 대응도 현재까지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7일 오후 7시경 환자가 도착하자마자 선별진료소에서 치료를 하고,9시 30분 경 정부에 환자의 증상을 보고했다.


환자는 오후 11시 43분 앰뷸런스를 통해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고 다음날 오후 4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감염 학계에서도 삼성서울병원이 제대로 대응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병원들이 그동안 메르스 환자가 유입됐을 경우 모의훈련도 많이하고 의료진의 메르스에 대한 인식도 잘 유지된 것 같다”며 “2015년 환자가 진단을 받지 않고 입원해 병원 감염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잘 대처했다. 병원에서의 노출만 없어도 집단발병 위험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환자 발생이 2015년처럼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확진자와 비행기를 함께 탑승한 승객 중에서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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