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에 따라 2020년이 되면 내과 3년차와 4년차 레지던트가 동시에 전문의로 배출된다. 외과 역시 2022년 같은 양상이 전개된다.
수련병원들은 병동 운영에 대한 어려움과 혼란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전공의 4개 연차로 운영되던 병동이 전공의 3개 연차로 줄어든 채 운영되면서 인력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아울러 전문의가 두 배로 의료시장으로 뛰어들고, 이후에도 전문의 취득기간이 짧아지면서 내과와 외과 전문의 양성이 더 빠르고 많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내과와 외과 모두 해결방안으로 ‘입원전담전문제도의 활성화’를 꼽는다. 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입원부터 퇴원까지 환자진료를 직접적으로 담당한다.
병원계에선 해당 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면 병동환자들의 만족도는 물론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는 각자 자신의 역량 강화를 위한 수련을 받을 수 있다.
“의료진·환자 만족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들은 기피”
지난 2016년 9월 정부 주도로 시행되고 있는 입원전담 전문의 시범사업은 시행 초기 지원자가 없어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입원초기 진찰부터 경과 관찰, 상담, 퇴원계획 수립 등 입원환자의 전반적인 주치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재 전국 20개 이상 병원에서 120명 이상의 입원전담전문의가 활동 중이다.
전문의가 없는 야간 및 휴일에 환자 안전을 책임지면서 진료 서비스 제고와 의료인 업무부담 경감에 큰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동참하는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의 시범운영 1차 평가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로 인한 의료진 만족도는 70%였다. 그 이유는 ▲입원환자 관리의 수준 및 질 향상 ▲원활한 환자 관리 ▲동시업무 감소 ▲환자 만족도 증가 등이다.
환자 역시 ▲의사와의 접근성 향상 ▲면담시간 보장 등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선진국에서 이미 도입돼 있으며, 의사 진로 확대나 의료진 삶의 질·환자 의료서비스 질 개선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덕분이라고 분석됐다.
하지만 계약직 위주인 직책 불안정과 낮은 급여, 그리고 전공의 시절과 같은 강도 높은 업무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전문의들은 아직까지 기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혜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전담진료센터 교수는 “입원 전담전문의 역할을 타과 전문의, 전공의와 구분하고 병원과 지역사회에서 개선된 인식을 고취하고 입원전담의 스스로 자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업무 설정 등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병원마다 독립된 업무 및 책임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특히 전공의를 대체하는 진료 인력으로 보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수가나 제도의 체계를 통해 신분과 자격 안정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수가운영부장은 “야간당직의 피로감과 의료계에서 직무영역이 미확립된 점, 그리고 병원 내 안정적인 채용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낮은 직무 만족도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수가 대비 인건비가 높은 입원전담 전문의의 적극 채용을 위한 마땅한 유인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김 부장은 “입원전담전문의 인건비 대부분이 건보수가로 보전되고 그 외 추가비용은 병원이 부담하게 된다”며 “수가 대비 인건비가 높아 병원 입장에서도 안정적 채용이 부담 된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 같은 입원전담전문의 실정을 개선키 위해 수가 지원체계 개선과 직무 불확실성 개선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입원전담 ‘입원의학과’ 개설 인하대병원·연세의료원
최근 세계적으로 입원의학을 도입하는 나라가 증가하고 있다. 의료선진국일수록 두드러진다. 벌써 미국에는 6만명, 일본에는 1,400여명 이상이 입원의학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국내서도 입원전담전문의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하대학교병원이 작년 하반기부터 입진료과목 내 ‘입원의학과’를 신설,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