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처음 암(癌)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찾아 재진단받는 일이 상당히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진단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의심 때문이다. 하지만 소위 빅 4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에선 진단 일치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를 진행했던 국가전략 프로젝트 정밀의료 기반 암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K-master) 박경화 임상시험 코디네이팅센터장(고대안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사진]을 만나 국내 암 진단 및 치료 현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최근 열린 대한종양내과학회 간담회에서 상급종합병원들의 암 진단 일치율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소개하면
상급종합병원 중 암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삼성병원을 대상으로 암 진단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해봤다. 일반적으로 암 진단은 조직검사를 하고 사진을 찍은 뒤 그것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판단을 내리며, 그 결과에 따라 치료법을 정하게 된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 판단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그 결과, 두 병원의 암 진단 일치율이 굉장히 높았다. 이는 즉, 이들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으면 굳이 다른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다.
Q. 진단 일치율 비교는 처음 진행된 것 같은데
그렇다. 병원 간 비교연구가 처음 진행됐다. 병원에서는 진단율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 왜냐하면 A병원과 B병원의 결과를 비교해서 누가 틀렸다고 결론 내리기 어렵고, 정답이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master의 경우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두 개의 경험 많은 병원들의 데이터를 조사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물론 병원 수가 더 많았다면 좋았겠지만 의미 있는 연구라고 생각한다.
Q. 암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는데 정밀의료도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이다. 진단 정확성이 높아진다면, 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사람을 미리 찾아내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전성 암 유전자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혈액에서 부모로부터 내려오는 배선 유전자를 검사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특히 삼중 음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유전성 암 유전자를 가졌을 것으로 알려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변이 검사를 해보면 좋다. 또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가졌던 BRCA 1, 2 유전자가 가중 중 있다면 그 친족은 모두 유전자 검사를 받아 볼 필요가 있다. 형제, 부모, 자식 등은 그 유전자를 가졌을 확률이 50%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정밀의료는 질병 발생의 예측력을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하는데 활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