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외자사 선점 SGLT-2 억제제···'신약 개발' 박차
최종수정 2021.03.16 06:22 기사입력 2021.03.16 06:22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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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살 빠지는 약'으로 유명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시장에 국내 제약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선점한 이 시장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진 회사는 바로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당뇨 신약 후보 물질은 '이나보글리플로진(DWP16001)'이다.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을 잘 마무리, 2023년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신장 사구체 여과 과정에서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포도당이 세뇨관에서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하고 소변으로 배출시킨다.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혈당강하제와 함께 복용할 수 있으며, 혈당 강하와 더불어 효과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심혈관 위험 발생 비율 감소 효과도 예상된다.

"혈당강하 효과성·안전성, 임상시험 통해 확인"
 
실제 이나보글리플로진은 기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들과 비교했을 때 뛰어난 혈당강하 효과 및 안전성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인 2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 결과, 혈당 조절의 주요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의 12주 후 변화량이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기존 SGLT-2 억제제보다 약 30% 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글로벌 기준의 당뇨병 조절목표인 ‘당화혈색소 7.0% 이하’로 도달한 환자 비율이 최대 61%에 달해 기존 SGLT-2 억제제보다 20% 이상 좋은 결과를 보였다.

치료 전 대비 당화혈색소 0.5% 초과 감소한 환자비율 또한 동일 계열 약물의 40~60% 수준 대비 최대 72%를 기록해 탁월한 혈당감소 효과를 추가로 입증했다.

이에 지난 2019년 5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대웅제약은 1년 5개월 만에 임상 3상을 신속하게 승인받았다.

이나보글리플로진 임상 3상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단독요법과 메트포르민으로 혈당조절이 불충분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메트포르민과의 병합요법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된다.

단독요법 임상3상은 서울대병원에서 국내 환자 140명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이나보글리플로진과 메트포르민, DPP-4 억제제의 3제 병용 요법에 대한 임상 3상도 전국 20여개 대형병원에서 실시된다.

이는 여러 트랙으로 임상을 진행해 주요 적응증을 동시에 획득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 최초로 식약처로부터 신속심사대상(패스트트랙) 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단독사용, 메트포르민 병용사용, 메트포르민 및 DPP-4 억제제의 3제 병용사용에 대한 임상 3상을 승인받아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시장성 풍부"

대웅제약은 향후 임상 3상 및 허가절차를 마치고 이나보글리플로진을 시장에 내놓게 되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신약을 개발한 회사가 된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우수한 효능을 기반으로 당뇨병 치료제뿐만 아니라 비만, 심장, 신장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대해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GLT-2억제제 계열 당뇨약은 이미 심장질환은 물론 신장질환 치료제로도 사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시장성이 풍부한 치료제로 이미 인정 받았다.

현재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판 중인 품목으로는 포시가(아스트라제네카), 자디앙(베링거인겔하임), 슈글렛(아스텔라스), 스테글라트로(MSD) 등이 있다.

이중 포시가와 자디앙은 단일제에 이어 복합제까지 내놓으며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포시가는 지난해 361억원, 직듀오(복합제)는 286억원, 자디앙은 354억원, 자디앙듀오(복합제)는158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포시가가 지난해 상반기 국내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게 된 데는 대웅제약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강력한 영업 및 마케팅으로 포시가의 리딩을 이끌었다.

이 처럼 대웅제약이 아스트라제네카와 포시가를 코프로모션하면서 축적한 영업 및 마케팅 역량을 이나보글리플로진 시판 시 활용한다면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나보글리플로진도 당뇨병 외 다양한 적응증 확대를 통해 치료 혜택을 넓혀나갈 예정"이라며 "현재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임상시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보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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