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료시장 성장···한국 '약(藥) or 독(毒)'
최종수정 2018.05.24 06:11 기사입력 2018.05.24 06:11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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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의료기기시장의 성장세가 국내 의료기기업체 진출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점이 있는 반면 중국 업체들의 기술적 성장이 국내 시장을 역전할 수 있다는 우려의 전망이 서로 엇갈려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시장은 2010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3700억위안(한화 약 63조6000억원)으로 전년도 3080억 위안(52조9400억원)에 비해 20.1% 증가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중국의 건강제품 및 의료서비스 관련 지출은 연평균 14.6% 성장률을 보이며 2017년 1조4000억 위안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대중국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성형시장의 경우 지난해 대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 성형용 필러제품은 국내 의료기기 품목 가운데 전년 대비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이 됐다. 고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임플란트 수출도 지난해(전년 대비) 14% 늘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 의료기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2.8% 증가해 5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진출에 나선 국내 업체들의 호재가 주목받고 있다. 메디톡스나 동국제약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성형외과 필러 제품이 중국 시장에 나섰으며 혈당측정기 전문 기업인 아이센스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고 영상장비업체 뷰웍스의 X-ray가 제품인증을 획득하는 등 장비 업체들의 진출도 이어지는 중이다.
 
또 최근에는 헬스케어 인공지능(AI)기업인 딥노이드가 알리바바와 MOU를 맺고 중국 의료기관 내에 AI 기반 의료영상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의료기기 분야에서 해외 임상시험 데이터 사용을 허용하는 등 향후 의료기기의 중복 임상 시험이 감소돼 수입이 촉진될 전망"이라며 "일부 의료기기는 지방 정부의 비준을 받고 수입할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중국이 의료기기 심사비준 개혁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의 한편으로 의료기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중국 추격을 우려하는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무역협회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3~4월 강원지역 내 의료기기업계의 중국 시장 수출액이 연속 20%대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도내 수출 품목 1위인 의료용 전자기기 수출액도 지난 1월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다.
 
KOTRA 김명신 무역관은 중국으로 의료기기 및 의료부자재 수출이 어려운 이유로 "중국은 의료기기를 1류, 2류, 3류로 구분해 관리하는데 2류와 3류 제품의 경우 중국에서 유효한 임상시험이 필요해 진출이 어렵고 1류와 2류의 경우 시장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강원지역 내 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저가 장비의 경우에는 중국 업체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술에서도 추격하고 있다"며 "영세 업체들의 어려움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성형외과 등 일부 인기 품목의 수출은 늘고 있지만 소모성 치료재료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중국 기업들의 저가 정책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기술수준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 분야 기술 수준은 중국보다 겨우 1년 남짓 앞서 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과거에는 국내 의료기술이 중국과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는데 최근에는 X-ray와 같은 영상장비에서도 간극이 좁아졌다. 중국이 발전한 것도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각종 규제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게 크다고 본다. 이대로 가다가는 역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해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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