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기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최첨단 IT가 대중화되면서 의학과 공학 분야에서의 융합 연구가 더욱 활발해진 모양새다.
대학가에서는 의공학과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으며 AI 등 최첨단 IT 기술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과 창업 지원이 봇물처럼 생겨나고 있다. 신규 개설 병원은 기본이고, 대형병원들도 최근 잇따라 스마트병원 체제 선언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 병원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소위 ‘빅5’로 불리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이 공대 및 IT기업과의 협동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대학교는 부속병원 및 공과대학이 융복합 의학연구를 위한 조치를 빠르게 실행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서울대병원 및 분당서울대병원과의 공동 연구를 2019년 후반기에만 2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년 8월 21일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공대는 공동으로 개발한 차세대 액체 생체검사 기술을 공개했다.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한원식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유전정보를 읽는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술(NGS)을 활용해서 단일 혈중 순환 암세포를 분리,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간단한 혈액검사로 저렴하게 유전체 검사를 진행하면서 혈중 순환 암세포의 유전적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고형암에서 유래한 혈중 순환 암세포를 분석하면 암을 진단하거나 환자 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혈액 검사 만으로 고형암 진단 및 예측을 가능케 하는 국내 최초의 기술이다.
서울대 공대는 또 8월 26일 분당서울대병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각성 수면 단계를 구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정보공학부 윤성로 교수팀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신경분과) 황희, 김헌민 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알고리즘이 파악한 각성 및 수면단계 구분 결과가 3명의 뇌파 전문가가 분석한 자료 대비 약 92%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학교 공대팀은 기존 머신러닝을 통한 뇌파 분석모델보다 더 진보한 합성곱신경망(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과 장단기 메모리 방식(LSTM; Long-Short Term Memory)의 순환신경망을 동시 적용한 ‘하이브리드 알고리즘’을 적용, 정확도를 높이고 인공지능 뇌파분석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 연구결과를 내놨다.
서울대 공대, 단독 의학연구도 적극 추진
서울대 공대는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뿐 아니라 연세의료원 등과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면서 단독으로도 의학 관련 연구에 한창이다.
서울대 공대 전기정보공학부 바이오-메디컬 영상 과학 연구실 대학원생으로 이뤄진 에어스메디컬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소요되는 시간을 영상 품질 저하 없이 기존의 4분의 1 이하로 단축하는 기술을 2018년 10월 공개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수학적 모델링 기반의 영상 재구성 기법에 인공지능 기술을 상호 보완적으로 적용해 실시간-고배속 영상 재구성을 지원한다. 기존 기술은 촬영 시간을 짧게 해 4배, 8배 가속하는 경우 영상에 심각한 왜곡이 생겼지만 에어스메디컬 기술은 8배를 가속해도 왜곡 없이 원본 영상과 같은 품질의 영상을 재구성해냈다.
해당 기술은 MRI 촬영 시간을 10분 내외로 단축시켜 많은 환자를 촬영함으로써 환자들 대기 시간도 확연히 줄어들고 의료기관 수익성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