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지난 2016년부터 레이저티닙을 개발했는데 작년 말 1조4000억원에 라이선스 아웃을 했다. 국내 신약 중 가장 큰 금액의 단일 계약으로, 국산 글로벌 신약 개발이 절대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병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오제세, 김세연 국회의원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공동주최한 '4차 산업혁명과 제약산업의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국산 신약개발 과정에서 느낀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조 교수가 임상을 주도한 레이저티닙은 지난 5월 3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승인을 받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을 처음 시작한다. 글로벌 임상을 맡는 얀센 역시 연내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국산 신약의 글로벌 상용화 가능성을 한 단계씩 높여 가고 있는 조병철 교수는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의 신약 개발에 다수 참여하며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혁신 신약 탄생을 위한 조건을 3가지 꼽았다.
우선 산업계와 연구소, 학계, 병원계, 유통업계, 규제 당국 등 신약 개발 단계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긴밀히 연결돼 형성하는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조병철 교수는 "신약 개발을 위해선 기술개발, 인·허가, 임상연구(1~3상), 생산, 시장 출시 단계까지 전주기에 걸친 혁신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며, 각 단계마다 미션을 수행하는 주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약 원천물질 개발사, 인공지능(AI) 기반의 시험 툴, 임상을 위한 병원과 CRO, 생산 단계에 CMO와 제약사 그리고 시장에서 마케터, 환자, 식약처와 같은 규제기관까지 적어도 9개 정도의 톱니바퀴가 필요하다"며 "이 중 하나의 톱니바퀴라도 돌아가다 멈추면 신약개발이 올스톱 된다는 것을 지난 3년간 느꼈다"고 덧붙였다.
"신약 개발 전문인력, 특히 의과학자 역할 확대 필요하고 정부의 전폭적 지원 절실"
두 번째로 전문인력에 대한 투자와 확충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