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4월 전라북도의 한 병원에서 국내 N사 페라미플루 치료제를 접종한 여중생이 하루 만에 사망하면서 독감치료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지난 4월 29일 오전 2시경 중학생 A양이 호흡곤란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A양은 전날 오후 2시경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나 병원을 찾았고, 병원은 정맥 주사형 독감 치료제인 페라미플루를 처방했다.
병원은 A양이 B형 독감에 걸린 것으로 진단하고, 페라미 플루를 처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페라미플루 30cc를 생리식염수에 희석해 15분가량 맞은 뒤 항생제 등을 처방 받아 귀가했다. 이후 다음날 오전 1시 반께 갑작스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뒤 결국 사망한 것이다.
독감치료제에 대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페라미 플루와 마찬가지로 독감치료제로 자주 쓰이는 ‘타미플루’의 경우 국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종종 이상사례가 보고가 됐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9월까지 타미플루 부작용 신고 건수는 총 771건 이었는데, 이중에는 사망도 3건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타미플루를 복용한 여중생이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도 타미플루 복용 후 이상행동을 보이다 자살하는 사례가 있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5년까지 총 57명이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숨졌고, 이중 16명은 16세 이하 청소년들이었는데 이상행동을 보이며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 후생노동성은 만 10~19세 청소년들에게 타미플루 복용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환각 같은 신경정신계 이상 반응 등 타미플루 부작용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더욱이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사례가 심심찮게 알려지면서 최근 페라미플루 주사제 이용이 늘었는데, A양 사례가 페라미플루 이상반응 ‘첫 사례’로 인정받을 경우 독감치료제에 대한 공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병·의원급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독감치료제 다수 유통
타미플루는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독감치료제로, 지난 2009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 치료제로 주목 받으며 많은 환자들에게 쓰였다.
스위스 다국적제약사 로슈 타미플루 국내 특허가 만료되자, 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복제약) 시장에 뛰어 들었고, 국내 제약사 52곳에서 복제약 163개가 출시됐다.
페라미플루는 타미플루 대신 다른 성분을 찾는 환자들이 늘면서 주목 받았다. 경구용 독감치료제는 5일에 걸쳐 평균 5~10회 복용해야 하지만 페라미플루는 링거형식으로 15~30분간 1회만 투여하면 치료 효과가 있어 편의성 있는 치료제로 꼽힌다.
단,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탓에 10만원가량의 약값을 환자가 온전히 부담해야 한다.
데일리메디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으로부터 입수한 ‘타미플루 캡슐 등 요양기관 공급현황’에 따르면 A양에게 접종된 녹십자의 ‘페라미플루주’ 유통 개수는 총 72만 7953개(지난해 기준)다.
세부적으로는 상급종합병원 5만 4597개, 종합병원 13만 2060개, 병원 9만 5122개, 의원 44만 6094개, 약국 80개 등이 유통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로슈의 ‘타미플루캅셀’은 총 1436만 8740개, 한미약품 ‘한미플루캡슐’ 717만 7570개, 유한양행 ‘유한엔플루캡슐’ 200만 586개, 안국뉴팜(주) ‘애니플루캡슐’ 78만 2587개, 제일약품(주) ‘플루원캡슐’ 68만 6157개 등이 있다.
이처럼 독감치료제는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