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의존 지나쳐' 지적 고민 깊은 울산대
최종수정 2020.11.12 10:04 기사입력 2020.11.12 10:04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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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정연기자] "울산에 의대 정원을 인가 받았음에도 실제 교육은 서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울산대학교가 향후 유관기관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가 된 현행 의대 교육과정을 바꿔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부터, 지금처럼 교육병원을 적극 활용하는 체계를 유지하자는 입장 등 내부적으로도 논의가 분분한 모습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달 열린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사립대학들이 지방의대 정원을 확보한 본래 취지에 맞지 않게 의대를 서울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의과대학 정원을 배정받은 몇몇 지방 소재 대학들은 부속병원이 아닌 교육병원을 지정해 의과대학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대학을 육성하고자 했던 당초 정책 취지에 위반된다는 것이 서 의원측 주장이다. 
 
그는 특히 울산대병원 사례를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울산대는 예과 2년과 본과 4년 과정 중, 울산에선 예과 1년만 교육한 뒤 예과 2년 과정부터는 서울아산병원에서 교육하고 있다.
 
지역 유일의 의과대학이자 지역주민 의료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울산대병원의 이 같은 방침은 시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울산대학교 및 울산대병원 관계자들은 내부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학교 관계자는 “국감에서 지적이 나왔고 이에 대한 교육부 등 조치가 있으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내부회의가 진행되진 않았지만, 예과 2학년부터 서울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을 본과 1학년부터로 늦추는 방안 등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법상 문제가 없어도 '편법'이란 비판이 있는 만큼, 주무부처 권고나 지침이 있다면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 울산대학교의 기본적인 입장이다.


"국내 최고 수준 서울아산병원 교육 인프라 활용 못하는 방안은 학생들에게도 손해" 

하지만 한편으론 이 같은 지적에 아쉬움을 표하는 학교와 병원 관계자들의 여론도 있다.
 
울산대학교 관계자는 “국내 최고 상급종합병원 중 하나인 서울아산병원의 교육 인프라를 적극 활용코자 이같은 교육과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대학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당초 취지와 멀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대 의과대학의 다른 관계자도 “현행 예과 2학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업을 받게 하는 ‘통합임상교육과정’은 대내외적으로 교육과정 높은 효과가 입증됐다”며 “교육기관 입장에선 국내 최고 시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쳤다.
 
울산대 의대에서 이 같은 교육과정을 거친 일부 의사들 또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울산대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전공의는 “의료진이나 환자 수, 시설 등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육병원이 없는 많은 의대에서도 졸업생들이 수도권으로 회귀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지방의대 정원 인가를 내줄 때는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란 목적이 있었던 것도 맞지만, 그동안 사회도 많이 변화한 만큼 새로운 해결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제2 병원 설립 등 별도 정원 확보 방안 등 제기

울산대병원 일부 관계자들은 이 사안을 '별도 정원 확보'를 통해 해결하는 방법도 모색 중이다. 

앞서 울산시와 울산대학교, 울산대병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충 정책에서 50명 정도 인원을 울산시가 확보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울산대학교 제 2 부속병원을 설립, 울산대병원을 적극 활용하는 별도 교육과정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울산대의대 또 다른 관계자는 "울산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여러 교수들은 '별도 트랙 신설' 방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물론 이는 개개인의 생각일 뿐 정부가 문제를 지적한다면 마땅히 시정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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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현대중앙 11.12 18:03
    지방의대 허가받고 서울로 불법 이전한 현대중앙을 엄벌하고 울산의대 허가 취소 폐교하거나 다시 지방으로 옮겨라. !공공의대 지방의료 살리는 길이 먼 곳에  있지 않거늘...
  • 시민 11.12 21:38
    의대설립조건이 울산을 위한 것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충주를 위해 설립된 건대의대는 충주로 회귀했죠
  • 가슴에 손을 얹고 11.13 02:41
    울산대 의대 졸업생중 울산에 남는 이가 매년 1명이라도 될까? 114만 울산 시민은 무슨 죄냐? 진정 전국 광역단체중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곳이 울산이다
  • 지나가다 11.13 08:29
    경주 동국의대도 일산에 있습니다.
  • ggg 11.13 09:50
    서울아산은... 사실 또다른 서울대병원이죠 뭐.
  • ulsan-ulsan 12.01 22:32
    지금 있는 울산대의대 부속병원인 울산대병원으로 회귀시키면 될일을... 의대정원 추가로 받고 부속병원도 하나 더 따올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네. 불법을 고칠 생각은 안하고 추가로 또 의대교수 TO에 의대정원까지 받겠다? 참 대단합니다.
  • ulsanmedical 12.02 17:46
    몇년 전에 울산의대 뿐만 아니라 삼성병원 등의 협력병원에 있는 의대교수 TO를 취소하고 부속병원의 의대교육을 활성화시키고 지역 의대를 정상화시키려는 국회차원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병원의 반발 및 물밑작업으로 무산시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지역의 거점 의대들이 유명무실화된 것이 지역의료와 공공의료의 붕괴로 이어진 것입니다.
  • seoul medical 12.02 17:47
    지역의료의 균형발전을 위해 울산에 의대 및 부속병원을 만든다는 취지인데 협력병원인 서울아산병원에 의대전임교수 TO를 대부분 배치하고 사실상 의대교육인 본과 교육을 전부 서울에서 한다는 것은 취지와 완전히 반대되는 서울아산병원을 키우기위한 꽁수입니다. 우선 서울아산병원에서 전담근무하고 있는 의대전임교수TO를 취소시켜야 합니다. 명백한 불법입니다. 의대전임교수TO가 울산으로 완전히 돌아와야 의대교육도 울산으로 돌아오고 졸업생도 울산대병원에서 근무할 이유가 생기는 것입니다. 삭제
  • korea medicine 12.02 17:47
    성균관의대의 상황도 똑같습니다. 부속병원은 창원에 있으나 전임교수는 대부분 삼성서울병원에 있으며 의대교육도 100% 서울에서 이루어집니다. 부속병원인 삼성창원병원은 간판만 성균관의대 부속병원일 뿐 의대생은 단하루도 오지 않습니다. 울산대병원도 마찬가지이며 의대부속병원이라고 하며 지역 주민들을 속이고 의대 정원의 혜택을 서울의 대기업 병원을 불리는 데만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대 이름은 울산의대이지만 울산은 의대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의대의 졸업생들도 서울아산병원에서만 근무하게 되는 것입니다.
  • 풍납동 12.02 17:48
    부속병원 협력병원이 모두 서울에 있는 사립의대는 전임교수 TO가 협력병원에 가 있다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의대가 서울에 있고 의대생들이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교육, 수련받고 졸업후에도 서울에 있는 병원에 근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의대와 부속병원이 지방에 있는데 전임교수가 서울에 있는 협력병원에 있고 의대생이 서울에 있는 협력병원에서만 교육 수련받는 것은 문제가 다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지방의대의 전임교수 TO를 서울에 있는 협력병원에서 쓰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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