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기자] 유통을 비롯한 국내 산업 전반에서 ‘공룡’으로 불리는 롯데가 바이오산업에 진출한다. 삼성, SK처럼 그룹 차원에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롯데그룹의 바이오시장 진출은 1948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7년 호텔롯데가 인수한 보바스기념병원과의 시너지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코스닥 상장사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과 함께 별도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는 올해 초 열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이 과감한 투자로 새 먹거리를 찾으라는 주문을 내면서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엔지켐생명과학의 최대주주인 손기영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18.96%를 일부 매입하거나 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지분인수는 롯데지주나 롯데케미컬이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액은 조인트벤처와 지분 인수 등을 합쳐 최소 1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기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 전후에 결정된다. 롯데의 바이오분야 진출은 재계 라이벌인 삼성과 SK가 바이오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비롯됐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으로, SK는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이 바이오사업 진출 파트너로 바이오벤처 엔지켐생명과학을 선택한 이유는 신약 개발과 위탁생산(CMO) 사업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 회사는 녹용 추출물을 원료로 개발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EC-18)은 항암제, 코로나19 치료제로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국내기업으로는 두 번째 코로나19 치료 임상 2상에 돌입했다.
앞선 2017년 롯데는 2002년 5월 개원한 이래 550병상을 갖춘 최고 수준의 노인요양재활병원병원으로 명성을 이어온 보바스기념병원을 인수했다.
2016년 갑작스런 재정난으로 회생절차를 개시, 위기에 몰린 보바스기념병원은 같은해 12월 호텔롯데와 2900억원에 달하는 무상 출연 및 자금대여 계약을 체결했고, 9개월만에 법원 인가 결정을 받았다.
제약계 한 인사는 “재벌가의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갈망이 큰 것으로 안다”면서 “삼성이 운영 중인 삼성서울병원, 현대의 서울아산병원 등과 같이 롯데도 대형 의료기관과 산업 간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