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지난 2011년 아데만에서 발생한 석해균 선장의 총상, 그리고 지난해 JSA 북한 귀순군 총격사건 등을 계기로 정부는 중증외상환자 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중증외상을 겪은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완화 등 지원정책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중증외상환자 의료비 지출이 최근 3년간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제도적 개입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증외상환자의 진료비 부담에 관한 연구(연구책임자 정형외과 하중원 교수)’를 진행했다.
우선 일산병원은 2011~2012년 응급의료기관을 방문한 239만5871명의 환자를 중증 2만5444명, 중등도 3만9976명, 경증 233만451명으로 구분했다. 이 환자들의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외상 이후 5년간 월별 의료이용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증외상환자의 급여일수 및 재원일수가 많았고 진료비용 역시 높게 발생했음이 확인됐다.
급여일수는 ▲중증 6.4일 ▲중등도 5.4일 ▲경증 2.8일로 집계됐고 재원일수 역시 ▲중증 3.8일 ▲중등도 3.1일 ▲경증: 1.8일로 파악됐다.
특히 월별 총 진료비는 ▲중증 32만8300원 ▲중등도 22만3600원 ▲경증 8만6400원으로 집계됐다. 평균치는 일당 진료비로 따져봐도 ▲중증 2만700원 ▲중등도 1만7800원 ▲경증 1만2600원으로 차이가 났다.
이를 근거로 보고서는 중증외상 발생에 따른 보건의료비용 증가가 어느 기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민감도 분석을 시행했는데, 최소 3년차까지 해당 의료비 증가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본인부담, 총 진료비, 일당 진료비는 전반적으로 3년까지는 지출이 컸고 3~4년차 부터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또 중증외상환자만을 대상으로 외상발생 및 발생 후 월별 추세에 따른 보건의료이용에 대한 시계열 분석결과에서는 외상 발생 후, 약 200% 이상의 보건의료비 상승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보고서는 “중증외상환자는 상대적으로 손상 중증도가 낮은 환자와 비교할 때, 큰 수준으로 보건의료 이용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록 비급여 진료비용이 고려되지 않았지만 중증외상을 통해 단기적 관점에서 추정 소득을 상회하는 수준의 진료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혓다.
특히 “중증외상환자에서의 진료비 상승은 방법론·통계적으로 최소 3년간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돼 지원수준 확대 및 검토를 위한 추가 연구가 절실하다. 단순한 질병에 의한 건강수준의 손실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손실도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증외상 인프라 구축과 별개로 환자에 대한 적절한 평가 및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대상자별 특성을 고려한 중증외상환자 지원책이 고민돼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