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국내 제약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의약품 생산 및 판매는 물론 연구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넥신은 인도네시아 제약사 칼베 파마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공동개발한 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합작법인 ‘PT 칼베 제넥신 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인연을 맺었다.
칼베 파마는 제넥신의 백신후보물질 ‘GX-19N’ 1000만회분을 선구매하고, 자국 보건당국에 임상 2/3상 신청을 했다. 임상을 거쳐 제품이 출시될 경우 현지 공급까지 담당한다. 제넥신 입장에선 든든한 파트너를 둔 셈이다.
대웅제약도 대웅인피온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 산하 국립보건기술개발원(NIHR)과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현지 바이오업체 인피온과 합작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과 현지법인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한 대웅제약은 이후 할랄 인증 의약품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대웅인피온은 최근 성장호르몬치료제 '케어트로핀 액상 펜 주사기'의 현지 판매 허가도 획득했으며,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인 이지에프외용액의 할랄 인증도 받으며 보유 품목을 늘려가고 있다.
이들 회사뿐만 아니라 종근당, 동아에스티도 인도네시아 제약사와 합작해 현지법인을 설립,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사와 합작법인인 'CKD-OTTO'를 설립, 항암제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곳에서 제조한 항암제와 면역억제제 등 전략 품목을 아세안 10개국에 공급, 판매한다.
종근당은 CKD-OTTO을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 중동, 북아메리카, 유럽시장 등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제약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도 현지 제약사 컴비파와 공동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PT 컴비파 동아 인도네시아’를 완공하고, 현재 밸리데이션 등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공장에선 동아에스티의 만성신부전 환자를 위한 빈혈치료제 '에포론'과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류코스팀' 등을 생산하게 된다. 해당 품목들은 컴피파가 판매하게 된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이유는 시장 규모가 크고 성장률이 높으며 중동 의약품 시장 진출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으로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이기에 할랄 시장의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아시아에서 의약품 소비가 많은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인도네시아의 화학·의약·전통 의약품 산업의 총생산은 147억8000만 달러(16조4700억원)이며, 전체 산업군 중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연평균 10% 성장했으며,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작년 3분기까진 15% 커졌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국내 제약사들의 주요 수출국 중 하나다. 2018년 기준 아세안 지역 수출액 3위를 기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외 제약사가 자국에서 의약품 유통 및 판매를 하려면 현지 회사와 협력하고, 5년 이내 의약품 기술이전을 통해 현지 제조 승인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대부분 생산시설의 현지화 전략을 택하고, 의약품 할랄 인증까지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노력들이 신뢰관계를 구축해 코로나19 기간 동안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임상을 진행하는 등 협력 범위가 넓어졌다"며 "앞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인도네시아 내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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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