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적십자사가 혈액백 안전관리를 두고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의협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적십자사가 혈액백 관리에 있어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적십자사가 혈액백 내 항응고제에 함유된 포도당 농도 기준에 대해 국제표준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지 않고 자의적인 기준을 적용해왔다는 것이다.
의협에 따르면,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적십자사는 “혈액백 멸균처리 후 발생하는 과당을 제외한 나머지 포도당 수치만 계산한 게 국제표준에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적십자사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문학회 의견서를 통해 밝혀졌다”며 “포도당과 가당을 합산해 계산하지 않는 적십자사의 기준은 지금까지 확인된 의학적 근거가 없는 자의적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에 따르면, 대한수혈학회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도 의협의 의견 요청에 “혈액백의 국제 기준에서는 항응고액의 포도당 정량법에서 포도당과 과당을 모두 합한 환원당 총량을 측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협이 적십자사의 관리행태를 비판하자 적십자사는 즉각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적십자사는 26일 “의협의 의견조회에 대해 수혈학회는 ‘포도당 농도가 미국 약전에 명시된 포도당 함량기준 30.30~33.50g/ℓ 이내에 속할 경우 포도당 농도 차이가 세균증식이나 수혈자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고 지적했다.
적십자사는 “의협이 혈액백 선정 기준으로 과당을 제외하고 포도당만의 수치로 혈액백 품질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국제 기준에 적합한지 질의한 것에 대해 수혈학회는 ‘기권’으로 답변했다”며 “수혈학회는 적합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를 밝혔는데 의협은 이를 소극적 인정을 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없는 해석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적십자사는 의협에 혈액백 관리가 문제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적십자사는 ▲세균증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에 대한 근거 ▲적십자사의 포도당 함량 시험이 자의적 기준이라고 밝힌 근거 ▲과당이 적혈구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에 대해 회신해주길 요청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국내 모든 공급혈액원이 녹십자MS의 혈액백을 사용하고 있어, 혈액백이 부적격인 경우 그 사안의 심각성이 중하다”며 “의협은 요청사항에 대해 답변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