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국회에서 의료인 폭행시 벌금형과 반의사 불벌죄를 삭제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국민적 동의가 법안 통과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지난 13일 응급실에서 의료인을 폭행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과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북 익산 응급실 폭력 사건으로 대한의사협회가 주장한 벌금형 폐지와 반의사 불벌죄 조항 폐지가 모두 반영된 법안이 마침내 국회에서 발의된 것이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최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구성되면 어떻게든 의료인 폭행을 방지하는 법률 개정안은 발의될 것”이라며 “다만 벌금형을 삭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개정안 발의가 이뤄지자 결국은 국민적인 공감대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법조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세승의 김선욱 대표 변호사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의료인 폭행에 대해 엄벌을 처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으면 벌금형이 없어지는 것도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벌금형이 삭제되거나 벌금형과 징역형이 병과(倂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상해죄의 경우 반의사 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데, 의료인의 경우에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는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응급실 내 폭행 문제를 단지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응급환자가 있는 상황에서 의료인을 폭행하는 일은 다른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는 문제라는 주장이다.
김 변호사는 “의료인 폭행 처벌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이를 개인과 개인 간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며 “사회 전체적으로도 다른 환자들의 건강권에도 영향을 주는만큼 긴급체포를 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이번 개정안 발의에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현재 진행 중인 청와대 청원수를 늘리는 데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이번 법안 발의는 당연한 결과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응급실 진료 환경에 변화가 있길 기대한다”며 “청와대 청원의 경우 현재 지체 상태인데 타 직역에도 청원 참여 요청을 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