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올해 초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를 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 변경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센터는 6월14일부터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조직 확대 및 개편을 실시했다. 기존에 수행하던 국제규격 연구, 임상시험 지원, RA교육 외에도 ▲의료기기 안전관련 정책수립 지원을 위한 조사·연구 ▲의료기기 부작용 인과관계 조사·규명 업무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출범 후 근 7년간 국내 의료기기업체의 전주기 사업지원을 꾸준히 해 왔지만 안전정보원에 대한 역할이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올해 새로 취임해 본격적으로 조직을 이끌게 된 정희교 원장을 만나 포부 등을 들어봤다.
Q.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이 새롭게 개편됐다. 정보원의 정체성 확립을 중요하게 피력했는데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조직이 처음 출범할 때는 6명 남짓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내실 있는 성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정보원의 역할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체의 전 주기에 맞춰 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데 이를 알지 못해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원장으로 취임하기 전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심사부장으로 있을 때부터 업체들의 다양한 지원 요청을 들어왔다. 얘기를 듣다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의 지원책이 필요한지 스스로 파악하기 어려워하는 기업들이 있다.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및 혹은 지원 사업에 있어서 결실을 맺을 수 있으려면 기업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보원에서 명확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의료기기안전정보원은 원래 식약처의 정책을 지원하는 싱크탱크 역할로 출발했다. 식약처 의료기기사업부는 인력이 부족해 기존 업무 처리를 중심으로 하고, 장기간 연구를 통한 정책 개발 등은 센터가 맡아 분담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식약처와의 협업에서 이를 반영할 수 있는 가교가 되는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
Q. 정보원이 하고 있는 업무 가운데 현장에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기업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RA(Regulatory Affair·인허가) 전담인력 교육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600명 가량을 배출해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산업계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업체 입장에서는 적은 비용으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이 같은 기회를 적극 활용했으면 한다. 임상주기지원사업도 업계의 반응이 좋다.
임상시험 프로토콜은 컨설팅만 해도 수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작업인데 이를 지원하며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임상시험 지원은 앞으로도 모델을 개발해서 계속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우리는 특정 분야 의료기기업 지원이 아닌 전주기 맞춤형 지원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제품 개발부터 허가까지의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 연 평균 의료기기 업체가 100여 개 정도 탄생하는 반면 여태껏 전주기 지원 혜택을 받은 업체는 80여 곳에 불과하다.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
Q. 의료기기안전정보원으로 바뀌면서 조직이 개편·확대됐는데 추가적으로 필요한 사안은 어떤 것이
의료기기업계는 AI 등의 최신 기술이 도입되고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매우 빠른 변화를 겪고 있다. 식약처 단독으로 산업 현장의 모든 기기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 내긴 힘들다. 우리는 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과 연구를 통해 이런 과정에서 충족되지 못하는 정부와 업계의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앞으로는 이름 그대로 의료기기 안전정보에 대한 업무도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은 안전정보 모니터링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심화된 업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관련 연구인력 등의 확충도 필요하다.
Q. 취임 후 정보원의 변화를 통해 초대 의료기기안전정보원장으로 일하게 됐다. 운영 포부는
의료기기산업 발전에 코어(핵심) 역할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최근 산업계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물론 국내 업체 규모는 영세한 편이지만, 벤처 기술력은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더욱 많은 기술 지원 및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 또한 이런 역할에 기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 업계와의 소통에도 주력하고 싶다.
한해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