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수 효과로 지역의료 살리기 가능? 이미지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최현욱 인제우리연합의원 원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인터뷰에서 "낙수 효과 논리로는 지역의료 인프라를 지탱할 수 없고, 지역 근무가 커리어 낙인처럼 작용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제우리연합의원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의 유일한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최 원장은 하루 평균 80~100명의 환자를 진료하며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최 원장은 최근 ENA·SBS PLUS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 25기에 '광수'로 출연해 "동네 유일한 의사라 인제를 떠날 수 없다"고 발언해 주목 받기도 했다.
"공중보건의사 경험이 '의사의 길' 다시 이끌어"
그는 올해로 9년째 지역의료 최일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처음부터 의사를 꿈꾼 건 아니었다.
의대 졸업 후 카이스트에서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대학원 시절 연구 성과를 지도교수가 가로채는 사건을 겪었다. 이에 특허청에 정정신청을 했고 자신의 명의로 특허를 되찾는 데 성공했지만, 이공계도 결코 이상적이지만은 않다는 현실에 회의를 느꼈다.
이후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공중보건의사로 충남 금산에 근무하게 됐고, 그 경험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최현욱 원장은 "공보의 시절 환자들과 직접 교감하고 감사 인사를 받을 때 큰 감동을 느꼈다. 또,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살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어 강원도 속초와 고성, 양양 등지를 살펴보다가 인제에 개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인제에 왔을 때만 해도 인근에 다른 의원이 한 곳 더 있었다. 하지만 몇 년 뒤 해당 원장이 별세하며 기린면에는 그의 의원만 남았다.
최 원장은 "처음 인제에 왔을 때 예상과 달리 많은 환자를 진료했다. 하루 평균 80~100명의 환자를 보고, 대기시간이 길어 진료를 못 받고 가는 분들이 있을 정도"라며 "힘들긴 하지만 보람이 있다"고 밝혔다.
"의사라는 직업, 자랑스럽지만은 않다"
그는 의사로서의 자부심 못지않게 회의감도 크다고 털어놨다.
'나는솔로'에 출연해서도 "직업이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가 이러한 생각을 품게 된 대표적인 계기는 인턴 시절 겪은 소송 경험이다. 최 원장은 10년 전 인턴으로 근무했던 대학병원을 상대로 임금체불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다.
최 원장은 "인턴을 하며 발전을 위해 감내했지만 근무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안 보여 회의감이 들었다. 인턴 담당 교수님께 근무 환경 개선을 요청했는데 돌아오는 답은 '네가 학생이지 무슨 근로자냐. 돈 주는 거에 감사해야지 건방지다'는 식의 말이었다.
그때 소송을 결심하고 법 공부를 했다. 당시 '전국 어느 병원에도 취직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말까지 들었지만 다시는 의사를 안 하겠다는 각오로 싸웠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과중한 당직과 피로 속에서 발생한 전공의 실수가 중대한 의료사고로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목격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인턴시절 응급실로 의식불명 환자가 이송됐는데 초기 처치가 잘못돼 중환자실로 갔다. 의료사고로 1년간 입원하면서 진료비가 1억원이 넘었고, 소송을 통해 10억원을 받았다"고 술회했다.
이어 "하지만 의사들 모두 '우리는 잘못이 없고 운이 나빴다'고 하는 거다. 피로가 누적되면 전공의는 실수할 수 밖에 없다. 잘못된 걸 고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없는 게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최 원장은 소송에서 승소했고 인턴, 전공의들이 병원을 상대로 줄소송을 걸어 각각 수천만 원씩 배상받았다.
또, 사건 이후 대학병원에서 인턴, 전공의가 근로계약서를 쓰기 시작했고, 당직비에 대해서도 법적 최저시급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의사들은 최 원장을 비난했다.
그는 "사건 이후 상당수 의사들이 가짜 당직표를 만들고 실제로는 당직을 더 한다고 한다. 이전에는 한 달에 30일 당직을 하면 30일 치 당직비를 받았는데 지금은 열흘 치밖에 못 받는다고 탓하는 거다. 그런 의사 후배들을 보면 창피하다. 스스로 노예 같은 환경을 만들고 있는 거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스스로 권리를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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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의사가 시골에 오면 '문제 있나? 돌팔이인가?' 넘겨짚는 경우 많다"
최 원장은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던 지난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회의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문제 해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없이 숫자만 늘리려고 하는 것에 반대했더니 이기적이라고 하더라. 나는 시골에 있는데도 똑같이 욕을 먹었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낙수효과로 지역의료를 살릴 수 있다는 정부 입장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 의사가 시골에 오면 '문제 있나? 돌팔이인가?' 넘겨짚는 경우가 많다. 낙수효과로 지방에 오게 되면 이들을 더 더욱 하수구 물처럼 취급할 거고 지역의료 및 필수의료 기피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숫자만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응급실, 필수의료 과목에 대한 책임을 대학병원이 나눠야 하고, 지역병원과 연계된 파견 시스템 같은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낙수 효과로 도태돼서 가는 게 아니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원장은 "의료환경 개선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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