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종사자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김민정 헬스와이즈 대표(제니스의 병원사람들 경험 이야기⑥)
2022.11.20 17:42 댓글쓰기

변화는 과연 우리에게 좋은 것일까, 피곤한 것일까? 양면을 다 가졌다. 


컨설팅을 통해 변화하고자 했을 때 가장 부딪히는 장벽은 ‘달라지는 것을 싫어하는 저항’이다.


그렇다면 병원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유독 변화를 싫어하는 것일까? 가능한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이유는, 병원은 정해진 규칙과 원칙을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전문가 집단이고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오류가 발생하므로 품질에 영향을 주는 업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오류에 예민한 병원 직원들은 무언가 달라질 때 불안할 수 있다. 


둘째는 병원은 매우 힘든 환경이고 매일 반복적인 업무를 기계적으로 수행하면서 환자에게 정성까지 들여야 하는 직업이라는 사실이다. 


이런 환경의 업무를 잘 버티는 성향들은 그럼에도 병원이라는 조직의 안정성을 더 크게 생각하거나 반복적인 업무가 안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실제로 DISC라는 행동유형검사를 병원 조직에서 시행해보면 안정성을 의미하는 안정형(S, Steadiness)과 신중형(C, Conscientiousness)의 유형이 많이 분포돼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셋째, 병원조직 특성상 무언가를 스스로 변화시키는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조직보다 위계질서가 강하고 각 직종간의 수직적인 질서를 강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변화시켰다가는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저항은 어떤 조직이나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얼마 전 한 원장님과의 대화에서 “우리병원은 개원한 지 30년이 지났고 그때부터 관리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카르텔이 형성돼 있어 조직이 변화도 발전도 요원하다”는 한탄을 들었다. 


이는 많은 병원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해된다. 사람들은 변화를 왜 싫어할까. 정확히는 기존의 혜택 수혜자들이 싫어한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 직원들은 변화를 좋아할까? 이 질문에는 “기존의 수혜자이든 일반 직원이든 변화의 결과가 본인들에게 불리해 지는 경우는 싫고 본인에게 유리해지는 경우는 좋다”고 답할 수 있다. 병원이 아닌 조직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대부분의 변화는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본인들에게 유리해진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저항하거나 소극적인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다. 


소수 핵심인재 활용해서 변화 스며들도록 '단계적 시도' 바람직   


어떻게 변화를 끌어 가야할까. 질문을 했던 원장님은 “전체를 바꾸려고 하기보다 변화를 통한 효과와 이익을 소수 직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수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그들과 병원이 좋아 지는 것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소수 인재들을 통한 내부 변화를 스며들듯이 진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존 코터(John P. Kotter) 변화관리 8단계에 따르면 우선 구성원들에게 시급하다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통해 변화가 가능한 강력한 팀을 만들고, 변화 후 비전을 만들어 소통하며, 장애물을 제거하고, 작은 성과를 보여주면서 개선하고, 변화를 제도화함으로써 기업 문화로 정착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가 시급하다는 인식은 직원들이 더 많이 느끼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에 변화 장애물이 정말 직원들인지는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의외로 경영자의 변화되지 못함이 더 큰 원인일 수 있다. 


직원들은 늘 더 좋은 것을 원한다. 하지만 병원 시설도, 프로세스도 변화하지 않는 병원이 직원들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변화는 조직 리더와 구성원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확신할 때 가능하고 이는 '조직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 회사 입구에 있던 문구가 생각난다. Change? or Die? 


만연한 가을날 아침에, 제니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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