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과 우정, 도전과 존중 그리고 멋진 사람으로 이어진 'TCTAP 30년'"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석좌교수
2025.05.26 05:45 댓글쓰기

'GOOD PEOPLE, GOOD MEMORIES, GOOD LIFE'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석좌교수가 금년 4월 관상동맥 중재시술 국제학술회의(TCTAP) 30주년을 맞아 직접 만든 사진집 제목이다. 그는 이 문장을 꺼내며 지난 30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좋은 사람들이 모여서 30년 동안 열심히 학술회의를 만들어 왔다. 이것이 멋진 인생 아닐까요."


그의 말 속에는 학문과 우정, 도전과 연대, 상실과 존중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박 교수는 "우리에게 학술회의는 일종의 파티였다. 그런 생각으로 30년을 끌어왔다"고 했다. 1년을 들여 준비한 사진집은 그런 사람들과의 기억을 꾹꾹 눌러 담은 앨범이었다.


서울아산 심장병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논문 9편' 게재


TCTAP는 지난 1995년 박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시작한 국제학술회의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은 환자의 막힌 관상동맥 협착 부위를 스텐트를 삽입하거나 풍선으로 확장하는 시술로 현재는 관상동맥 협착 관련된 표준치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30여 년 전만 해도 이 시술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숙하고 위험한 시도로 여겨지기 일쑤였다.


특히 심장 부근 주요 혈관인 좌관동맥 주간부의 협착에 대해 당시에는 관상동맥 우회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인식됐었다.


박 교수는 "그때 미국에서 열린 학회에 관상동맥 중재시술에 대해 발표하러 갔는데 한 미국 외과 교수가 대놓고 '미쳤냐'면서 면박을 줬다. 시술 후 사망자가 없었다는 우리 데이터도 믿을 수 없다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몰아붙였다.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관상동맥 중재시술 위상은 현격히 달라졌다. 좌관동맥 주간부 질환과 삼중혈관질환에서도 치료법으로 적극 권고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변화 중심에는 박 교수와 서울아산병원이 있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박 교수가 6편을 포함해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에서만 9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박 교수는 "한때 '크레이지(crazy) 박'이었는데 이제는 좌주간부(left main)에서 글자를 따 '메인 박'이라고 불린다.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연구 성과도 계속 나오고 미국 가이드라인에도 권고되면서 요즘은 나를 많이 리스펙트(respect)해 준다"며 흐뭇해했다.



의술을 나누고 기억과 사연 남긴 사람들 담은 '사진집'


관상동맥 중재시술 위상 변화에는 TCTAP 개최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30년간 TCTAP를 통해 만난 사람들은 박 교수에게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알려줬고 함께 발전시켰으며, 또 그에게 배워갔다. 30주년 사진집에는 그런 얼굴과 사연이 모두 담겨 있었다.


사진집은 인물별로 구성됐는데, 가장 첫 번째 등장한 사람은 스탠트 시술을 최초로 시행한 이안 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였다.


박 교수는 “이번 학술회의에서 만났을 때 내게 '나와 배 다른 형제'라고 부르더라"며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펜 교수는 한국이 스텐트 시술을 처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며 TCTAP가 시작되는 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정말 프렌드십(friendship)이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친구가 의사로 잘 나가다가 허리와 뇌(腦) 수술을 받으면서 지금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지난 2002년 대동맥판막치환술(TAVR‧TAVI)을 최초로 시행한 알랭 크리비에 전(前) 프랑스 샤를니콜병원 교수도 'TAVR 아버지'란 소제목과 함께 사진집 한켠에 자리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2010년에 처음으로 TAVR를 시작했는데, 그때 프록터로 왔었다"며 "2023년에 TCTAP에서 '마스터 오브 마스터스' 상도 수상했는데, 지난해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이밖에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미국에서 전파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스펜서 킹 미국 에모리대 교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처음 시작한 일본의 노부요시 마사키요 박사, 사자같은 리더십의 데이비드 홈스 미국 메이요클리닉 교수,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함께 했던 앨런 융 교수와 당시 전임의에서 지금은 대가로 성장한 윌리엄 페론 교수까지 지난 30년 관상동맥 중재시술의 역사가 사진집에 담겨있다.

사진집 속 앨런 융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에 대한 기록과 사진들.


"TCTAP 30년 경과, 진정한 의미의 좋은 사람들로 세대교체 할 시점"


과거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도 사진집에 펼쳐졌다.


특히 올해 TCTAP에서 마스터 오브 마스터스를 수상한 록사나 메란 미국 마운트시나이아이칸의대 교수에 대해 박 교수는 '가시나'라는 정감 어린 표현을 쓰며 애정을 드러냈다.


박 교수는 "록사나가 우리 밑에서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배워갔다. 내게 배울 때 환하게 웃으며 너무 좋아하던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이제는 미국심장학회 부회장이 됐다"며 감회에 젖은 듯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제자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박 교수는 "김효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박경우(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앞으로 한국의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이끌어갈 인재들"이라고 꼽았다.


박 교수는 향후 TCTAP 방향성에 대해 "이제 TCTAP가 30년이 지났으니 진정한 의미의 좋은 사람들로 세대 교체를 할 시점"이라며 "잘하고 있는 인재들이 더 크게 능력을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정말 감사할 뿐이다. 이 사람들과 함께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이 자리는 없었을 것 같다”며 깊은 감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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