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계 개원가 15분 심층진료, 효과성 의문'
서울대병원, 시범사업 결과 발표···'중증은 괜찮은데 경증은 글쎄'
2018.04.30 15:45 댓글쓰기
정부가 외과계 개원가에 대한 ‘15분 진료도입을 천명한 가운데 중증질환 대비 경증질환에 대한 심층진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더욱이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 최초로 심층진료를 도입하고 관련 시범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나온 결과인 만큼 향후 관련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단장 권용진)30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 373명 중 274명이 설문에 응했으며, 만족도와 진료비, 회송률 등 전반적인 사업효과 평가가 이뤄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래진료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심층진료군이 10점 만점에 9.04, 대조군이 7.65점으로 1.29점의 차이를 보였다.
 
회송률 역시 심층진료군이 44.4%, 대조군이 39.1%로 조사됐다. 특히 소견서 발급을 통한 적극적 회송의 경우 각각 19.5%4.2%로 큰 격차를 나타냈다.
 
주목할 점은 중증질환과 일반환자의 심층진료 효과성 결과다. 사업단에 따르면 두 질환 간 진료비 경감 효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중증질환의 경우 심층진료군의 총 진료비가 341733원인데 비해 대조군은 439166원으로 97433원이나 많았다.
 
즉, 중증질환자에게 심층진료를 할 경우 불필요한 검사나 약제 투여 등이 예방할 수 있어 진료비를 줄일 수 있지만 경증질환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사업단은 중증질환에 대해 심층진료를 적용할 경우 재정 절감 효과가 일반 질환군에 비해 더 높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경증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원가에도 ‘15분 진료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외과계 의원에 대한 ‘15분 심층진료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수술여부와 치료방법 결정, 질병의 경과 모니터링 및 관리방안 설명 등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상담을 실시할 경우 심층진찰료를 인정하는 방안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교육 프로토콜 보완 지침 제정작업을 거쳐 올해 7월부터 외과계 교육상담료 및 심층진찰료 시범사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앞선 심층진료 시범사업 결과 경증환자에 대한 효과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무리하게 외과 개원가에 심층진료를 도입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외과계 개원가의 반발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가 무산된 것을 의식, 정부가 개원가 달래기 차원에서 심층진료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대학병원 고위 관계자는 아직 상급종합병원 시범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원가에도 이를 도입하려는 배경이 무엇인지 의구심이 생긴다고 일침했다.
 
이와 관련,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은 정부 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못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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