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의학 전문용어 지침서 출간
은희철∙송영빈∙정인혁 교수, 의학자와 언어학자 국내 첫 공동 결과물
2013.04.01 12:12 댓글쓰기

국내에서 처음으로 의학자와 언어학자가 공동 연구한 아름다운 우리말 의학 전문용어 지침서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피부과 은희철 교수는 가톨릭의대 해부학교실 정인혁 교수와 이화여대 인문학부 송영빈 교수와 함께 어려운 의학 전문용어를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방법을 제시한 『아름다운 우리말 의학 전문용어 만들기』를 발간했다.

 

어려운 의학용어 사용의 장본인이자 전문용어를 만드는 해당 분야 전문가인 의학자가 언어학자와 만나 서로 공부하며 이러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이번 저술은 의학계와 언어학계 모두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책은 우리말 전문용어에 대한 막연한 당위론에서 벗어나, ‘언어 현실’에서 전문용어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고민들을 보여준다. 
 
실제로  책에서는 의학 전문용어가 시대에 맞춰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좌창' '와우' '단골'과 같은 난해한 의학 용어가 각각 '여드름' '달팽이' '짧은뼈' 등으로 순화되어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소통되고 있다.

 

은희철 교수는 "전문용어는 더 이상 소수 전문가들이 쓰는 말이 아니다. 현대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일반인이 습득하기 위해서는 전문용어를 알아야 지식의 소통이 가능하다."며 "전문용어 역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모두가 소통 가능한 용어로 변화되어야만이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의학 전문용어의 진정한 가치는 소통이 가능해야 함을 역설한다. 소수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현실과 어법에 맞게 변화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쉬워야 함을 강조한다.

 

쉬운 의학용어는 결국 '진료의 질을 높이는 기본전제'가 된다는 신념이 이들 의학자와 언어학자가 의기 투합해 오랜 기간 연구하고 책을 펴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들은 현재 쓰는 용어중 통일이 필요한 의학용어에 대해 새로운 대안도 제시한다. 현재 영어 'disease'가 병, 질병, 질환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한편, 『우리말 큰사전』 7판에 의하면 질병, 질환은 병과 완전히 같은 의미로 되어 있어, 이들을 모두 '병'으로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영어 'disorder' 역시 장애, 병, 질환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데, '장애'로 통일할 것을 주문한다.
 

사후피임약, 응급피임약은 '사후피임제', '응급피임제'로 쓰여야 함을 강조한다. 현재 '-약'이란 말은 상황을 제거시키는 것으로, '-제'라는 말을 상황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쓰이므로 이들 제품의 특성상 '-제'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희철 교수는 "순화된 새 전문용어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적극적인 관심과 활용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의사들의 이해가 필요할 뿐 아니라 진료 현장과 학술 활동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해야만 새 용어의 정착을 앞 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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