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뛴다는 말' 출간
정의석 교수(상계백병원 흉부외과)
2015.11.30 12:27 댓글쓰기

 

“어제부터 좋지 않던 환자가 밤새 잘 이겨내더니 갑자기 숨을 1분에 60번 쉬며 힘들어했다. 기도삽관을 하고 인공호흡기에 연결하였다. 방에 들어와 나도 1분간 60번 숨을 쉬어봤다. 많이 힘들었다. 힘들어서 자꾸 부끄러웠다.” 「2005년 3월 14일」 본문 110쪽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흉부외과 정의석 교수가 전공의 시절부터 10년간 수술실과 중환자실에서 겪었던 시간에 관한 기록인 『심장이 뛴다는 말』을 출간했다.

 

어떠한 꾸밈도 가감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진짜 병원 풍경만을 담았다. 삶과 죽음을 10년간 맞닥뜨린 저자는 "죽음에 대처하는 방법 같은 건 어차피 없다. 살아 있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든 더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것뿐"이라며  ‘죽음’이 기어이 ‘삶’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그의 기록 속 병원은 극한의 상황, 극단적인 상황, 극적인 상황이 매일매일 무한 반복되는 곳이다.

 

엄청난 피와 땀, 비명과 눈물이 페이지 갈피마다 새겨져 있다. 돈 때문에 가난 때문에 삶을 포기하려는 환자가 있고, 무지와 고집으로 죽음에 이르고 마는 환자도 있다.

 

가망 없는 환자를 붙들고 놓지 못하는 가족이 나오고, 가망 없는 환자를 죽게 했다고 발길질을 날리는 보호자가 나온다.

 

그리고 능력에 대한 불안과 무거운 책임감 사이에서 번민하는 의사가 언제나 그들 속에 있다. 기적이나 감동은 드물게만 일어난다. 어떠한 꾸밈도 가감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진짜 병원 풍경만이 담겨 있다.
 
폐에 종괴가 발견됐지만 안수치료를 받겠다고 병원을 탈출해 20일 만에 저세상으로 간 환자(2005년 3월 7일), ‘편히 가시길 바란다’며 50대인 어머니의 수술을 포기하려는 아들(2008년 5월 4일), 대동맥이 터진 채 한밤중에 응급실로 실려 오는 환자, 숨소리를 크게 내는 것조차 허락지 않는 수술장의 긴장과 고요한 풍경, 혼수상태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길 기도하는 보호자들, 긴 시간의 투병으로 쇠약해진 환자들이 신음하는 병동, 그 모든 고통과 절망의 틈새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의료진의 모습을 담았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자신이 환자 또는 보호자가 되기 전까지는 결코 질병에 대해, 죽음에 대해, 그리고 의사의 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는 정말 그 순간이 닥쳐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미처 알지 못한 채 허둥거릴지 모른다. 그렇지만 이토록 생생하고 치열한 의사의 기록을 통해 우리는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정의석 교수는 “누구나 결국은 만나게 되는 세상에 대해 조금은 많이 알게 된 것들을 담담히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판형:153*220 | 사양: 무선 | 면수:264쪽 | 가격:13,000원 | ISBN: 979-11-86661-05-5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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