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뒤 외래‧수술 등 진료가 감소하며 40일간 약 51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 따르면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지난 3일 소속 교수들에게 서신을 보내 병원 운영의 어려움을 전하며 진료 유지와 비용 절감을 당부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달 15일 비상운영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병동과 수술실을 통합해 병상과 인력 운영 효율화, 진료지원 인력 운영 확대, 비용 지출의 최소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진료 연기가 장기화되면서 운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박 병원장은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40일간 의료분야 순손실이 511억원에 이르렀다"면서 "정부가 수가 인상을 통해 이 기간에 지원한 규모는 17억원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계속되거나 더 나빠진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아산병원의 올해 순손실은 약 46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며 "2000년 의약분업과 2020년 전공의 단체행동 등 과거 사례를 통틀어서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규모"라고 밝혔다.
박 병원장은 손실이 큰 이유에 대해 "5대 대학병원 가운데 서울아산병원 진료 감소율이 매우 높다"며 "서울대병원을 빼면 우리 병원 감소율이 가장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래환자 감소율은 삼성서울병원이 11%인데 비해 서울아산병원은 17%다. 입원환자 감소율은 서울성모병원이 28%인데 비해 서울아산병원은 43%"라고 설명했다.
또 "수술 건수 감소율도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비해 서울아산병원이 높다. 각 항목별 진료 감소율도 다른 대형병원에 비해 높게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박 병원장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 수준 진료 유지 △인건비를 비롯한 제반 비용 절감 등을 꼽았다.
그는 비용 절감을 독려하며 "학술 활동비 축소를 비롯해 외국학회 참가 제한, 의국비 축소, 진료 향상 격려금 지급 날짜 조정 등을 교수님들께 미리 상의드리지 못하고 시행한 데 대해 양해 말씀 드린다"고 협조를 구했다.
이어 "의료진 어려움이 얼마나 큰가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환자들 고통을 먼저 생각하고, 진료 유지가 가장 먼저라는 교수님의 책임감에 경의를 표한다"고 감사함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