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에 따른 의료공백이 50일을 넘어가며 운영난을 겪는 서울아산병원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에 이르렀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오는 4월 1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대상자는 사무직·보건직·기술직·간호직 등 일반직 직원 중 올해 연말 기준으로 50세 이상, 20년 이상 근속자들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비상운영체제에 따라 자율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며 "희망퇴직은 병원 운영 상황에 따라 필요할 때마다 해왔고, 지난 2019년과 2021년에도 시행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한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40일간 의료분야 순손실만 511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순손실이 46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지난 4일 소속 교수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이를 전하며 "2000년 의약분업과 2020년 전공의 단체행동 등 과거 사례를 통틀어서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규모"라고 토로했다.
그는 "5대 대학병원 중 서울대병원을 제외하고 서울아산병원의 진료 감소율이 가장 높다"며 "외래환자 감소율은 17%, 입원환자 감소율은 43%에 이르고 수술 건수 감소율도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 비해 높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3월 15일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한 뒤 가능한 범위 내 최대 수준의 진료를 유지하는 한편, 최근에는 외국학회 참가 제한, 의국비 축소, 진료 향상 격려금 지급 날짜 조정 등을 통한 제반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 지난 3월 5일 일반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1달의 무급휴가 신청을 받기 시작했으며, 같은 달 26일에는 최대 무급휴가 기간을 100일로 늘렸다.
대한병원협회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전국 500병상 이상 수련병원 50곳의 의료수입이 지난 2월 20일 이후 지난달 까지 병원당 평균 84억7670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병원들은 정부에 건강보험 급여 선지급을 요청한 상태로, 보건복지부가 이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