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의사 출신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해야 한다”고 거듭 피력했다.
그는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영수회담이 열리기 전에도, 또한 30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 심포지엄에서도, 같은 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안 의원은 “현재 의료대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올해는 정원 규모를 현행대로 선발하고, 내년부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의대 증원 규모 및 시기를 정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방법을 취해야 전공의 가운데 절반 및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만약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의료대란과 병원 경영난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우선 그는 수련병원에서 교수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어, 환자 검사 및 치료 시기가 이미 지연되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3차 병원으로 이송돼야 하는 환자들 진입 문턱 높아져 생명 잃을 사례 늘어날 듯"
안 의원은 “1·2차 의료기관에서 응급·중증으로 확진돼 3차 병원으로 이송돼야 하는 환자들도 진입문턱이 높아져 생명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대학병원들이 속속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부터 지방 상급종합병원부터 무너질 것이라는 게 안 의원 전망이다. 빠르면 가을부터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도 도산한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의사 외 인력, 간호직 및 일반직 등의 희망퇴직과 무급휴가가 늘어날 것이며, 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치과 등 수가가 낮은 임상진료과는 축소되거나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약, 의료기기, 소비재 등 의료 관련 산업이 재앙적인 타격을 입는 것 뿐 아니라 의대 교수 사직으로 의대의 국제 경쟁력 약화도 불보듯 뻔하다는 시각이다.
안 의원은 “저도 의대 교수 출신이지만 의대 교수는 뽑는다고 바로 좋은 선생님이 되지는 않는다”며 “결국 현 의대 교수들의 사직으로 연구와 교육은 미비하고, 진료 위주로 업무가 치중되며 점차 교수들의 휴·사직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생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의대는 5월 이후 학사일정 파행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안 의원은 “유급, 휴학 승인과 함께 내년 1500명을 증원하면 예과 1학년은 7500명에 이르며 향후 6년 간 거대 학년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실습 공간과 교육자 수의 절대 부족으로 의대 교육 질(質)은 퇴보하고 의대 교수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병원 실습이 부실화될 것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신규 필수의료 전문의 배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공중보건의와 군의관이 될 의사가 없어진다는 점도 큰 걱정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안 의원은 “필수의료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고, 고년차 전공의가 미달하면 신규 전공의 수도 줄어든다”며 “일반사병 입대 인력이 느는데 이 공백은 메울 방법이 없다. 지역의료 기반은 더 열악해진다”고 덧붙였다.
이슬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