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고 생각 말고, 버림받았다고 생각 말고 꼭 돌아와 달라. 다만 전공의 본인들 신념을 제대로 이룩할 수 있는 환경을 얻으면서 돌아오면 좋겠다.“
하은진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오늘(28일) 오전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전공의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하 교수는 "전공의들에게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미안하다'는 말이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다시 제대로 환자를 볼 수 있는 환경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해 보자고도 전하고 싶다"고 약속했다.
이어 "전공의들에게 '중간착취자'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충격이었다. 전공의들이 나갈 때 처음에는 원망했지만, 그들이 왜 나갔는지 듣고서 나는 왜 그런 생각을 한번 못 하고 이 자리에 이르렀는지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돌아온다고 했을 때, 또한 돌아올 수 있도록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하 교수 외에도 간담회에 참석한 여러 교수가 전공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면서 그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의 지난날을 자책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도 잠시 감정을 추스른 뒤 "최근 정부에서 의료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을 만나게 됐는데, 오랫동안 이 분야 일을 하셨던 분도 정말 어처구니없게 의료계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기성세대 의사로서 책임 방기 죄송, 국민들께도 정말 미안"
"젊은의사들이 의료인으로서 자부심 갖고 역할 수행할 수 있는 발판 만들어 놓겠다"
이어 "젊은의사들이 사직하고 병원을 떠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성세대 의사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께도 정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방재승 전(前) 서울의대 비대위원장도 "전공의들에 정말 할 말이 없다"며 "그동안 개인적인 역량을 추구하는 삶을 산 것 같다. 비대위 활등을 하며 하면서 많이 반성했고, 만약 정부가 원점 재검토를 해준다면 스승으로서 제자들에게 교수부터 제대로 잘 한 테니 제발 돌아와 같이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이뤄보자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준성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제자들이 너무 보고 싶다. 젊은 의사들을 바깥으로 내몬 기성세대 의사로서 부끄럽고 창피하고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젊은의사들이 본인의 자부심을 갖고 의료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놓겠다. 저희를 믿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