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하반기 모집 마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부분 수련병원이 지원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지원자가 전무해 오는 31일 최종 마감일에도 이변은 없을 것이란 암울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특히 일부 수련병원은 복귀 전공의를 향한 비난을 우려해 지원현항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이례적인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지방은 물론 수도권 빅5 병원도 지원자 '전무'
데일리메디가 파악한 결과 지난 22일 수련병원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시작된 이후 29일까지 지원자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지난 22일부터 '2024년도 후반기 인턴 및 레지던트 1년차, 상급년차 전형계획'을 공개하고, 31일까지 접수를 받기로 했다.
연차별로는 인턴이 2525명, 레지던트 1년차 1446명, 레지던트 상급년차(2~4년차) 3674명이다.
통상 상급년차 모집이 이뤄진 후 인턴 및 레지던트 1년차 전형을 실시해 왔으나, 올해는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집단이탈로 진통을 겪으면서 동시에 진행키로 했다.
특히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해 지방 병원 소속 전공의가 수도권 지역 병원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권역별 제한을 두지 않는 '특례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하지만 채용이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대부분 병원에서 지원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매년 젊은의사들이 몰리던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등 수도권 빅 5병원에도 지원자는 전무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인턴 131명, 레지던트 상급년차 309명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삼성서울병원도 인턴 123명, 레지던트 1년차 97명, 상급년차 282명을 모집했으나 접수된 원서는 없었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인턴 146명, 레지던트 1년차 158명, 상급년차 410명을 모집에 나섰으나 지원자는 '0명'이었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산하 8개 병원 통합채용을 진행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인턴 218명, 레지던트 1년차 209명, 상급년차 590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없었다.
서울대병원도 인턴 159명, 레지던트 1년차 7명, 상급년차 25명을 모집했으나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복귀 전공의 명단 유출 우려…지원자도 병원도 눈치
병원들은 복귀 전공의 명단이 공개되거나 교수들의 보이콧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지원자가 나타나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빅5 병원 관계자는 "모집 마감일이 아닌 만큼 지원자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굉장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 이대로라면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거 같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빅5 병원 관계자는 "문의조차 없었다. 아직까지 지원자가 나올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현 사태에서 반전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고려대, 한림대, 한양대, 순천향대, 인제대, 인하대 등 다른 수련병원에도 지원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수련병원도 마찬가지다.
전공의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충북대병원은 인턴 35명, 레지던트 1년차 8명, 레지던트 상급년차 15명을 모집했으나 이날까지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전남대병원도 레지던트 1년차 13명, 레지던트 상급년차 12명, 조선대병원은 레지던트 1년차 4명, 레지던트 상급년차 36명을 모집했으나 지원자는 없었다.
이 외에 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강원대병원, 부산대병원, 영남대병원, 울산대병원, 제주대병원 등 전공의 하반기 모집을 진행한 대부분 수련병원에서 지원자는 찾기 어려웠다.
이러한 가운데 지원자 현황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수련병원 자체적으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실제 본지 취재 과정에서 "지원자가 있어도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병원이 여려 곳 있었다.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사안이 너무 민감하다 보니 병원에서 지원자 현황 공개에 예민한 상황이다. 모집 마감일에도 통계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