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군의관 '징계 검토' 논란…醫 "신뢰 붕괴"
복지부 "응급실 파견 근무 거부 사안 국방부와 협의"…반발 커지자 번복
2024.09.09 05:16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보건복지부가 8일 응급실 파견 근무를 거부하고 부대복귀 요청한 군의관에 대해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해 파장이 일고 있다.


여야의정(與野醫政) 협의체 참여 전 신뢰회복을 강조했던 의료계는 "정부가 또 다시 협박을 시작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복지부는 8일 "군의관을 다른 병원으로 보내더라도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지속해서 교육과 설득을 하겠다"면서 "군인 근문지 명령 위반에 따른 징계 조치 등을 국방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파견 군의관의 근무지 명령 위반 징계 조치와 관련해 복지부의 요청을 받은 바 없으며 징계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혼선을 빚었다.


국방부는 이어 "해당 군의관들은 부대복귀 없이 파견 병원 내에서 부서 조정과 타 병원 파견 조정 등을 복지부와 협의 중"이라며 "이들은 파견 명령에 따라 해당 병원에 출근한 후 병원과 업무조정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병원 인근 혹은 개인 숙소 등에서 대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복지부는 다시 보도설명자료를 배포하고 " 근무지 명령 위반에 따른 징계 조치를 국방부와 협의하겠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 "국방부와 군의관 배치와 관련해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고 있으며 파견 군의관 입장과 의료기관 필요 등을 조율해 의료현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육과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醫 "의료사태 본질은 신뢰 붕괴"


이처럼 복지부와 국방부가 서로 다른 입장을 주고받는 사이 의료계에서는 분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입장을 내고 "보건복지부가 군의관에게 감당할 수 없는 응급실 근무 명령을 내리고 저항하면 징계하겠다고 한다"면서 "의료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오늘까지도 땜질식 명령과 협박을 남발하고 하루마다 말 바꾸는 정부는 정신차리고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정(輿野政)의 단일한 대책을 먼저 내놓으라"고 일침을 가했다.


의협은 앞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에 앞서 2025년과 2026년 의대 증원을 우선 없던 일로 하고 2027년 정원을 재논의할 것으로 요구한 바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즉각 성명서를 통해 "징계로 협박하며 역량 이상 진료를 강제하는 것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복지부가 군의관의 의료사고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단체보험에 가입했다는 설명에 "역량을 벗어나는 의료행위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환자와 의료진의 피해와 정신적인 충격‧고통을 과연 돈으로 보상할 수 있냐"고 따져 물었다.


복지부가 군의관 징계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며 논란은 일단락 되는 모양새지만, 의료계는 이번 일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더 추락했다고 질타했다.


비대위는 "이번 의료사태의 본질은 의대 증원이 아니라 9‧4 의정합의의 일방적인 파기로 대표되는 신뢰의 붕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증원 과정 역시 과학적 수급분석을 근거해 필요 최소한도의 규모로 결정했다면 그 근거를 공개하라"며 "어떤 자료의 어떤 시나리오를 채택했고, 채택의 이유는 무엇인지, 그 경우 예상되는 의료비용 증가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이에 대한 사회적 얻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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