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금년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상급종합병원 암 수술 환자 수가 전년 대비 1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대, 세브란스, 아산 등 빅5 병원은 암 수술이 거의 30% 줄면서 더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전국 상급종합병원에서 암 질환으로 수술 받은 환자 수는 5만724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425명보다 1만1181명(16.3%) 줄었다.
암 수술 환자 수가 지속 줄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월별 환자 수가 들쭉날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2월 1만3926명을 수술한 데 이어 매월 10% 내외 감소하며 지난 6월에는 9346명까지 떨어졌다.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의료진들의 피로감이 지속 누적되면서 진료 조정 내지 이탈이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병원별로는 수도권, 특히 빅5 병원의 감소율이 높았다.
총 감소한 암 수술 환자 수 1만1181명 중 75%인 8392명이 빅5 병원에서 발생한 감소치다. 이에 따라 올해 2~6월 빅5 병원에서 암 수술을 진행한 환자(2만532명)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8924명)보다 약 29%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지난 4만 8877명에서 4만49명으로 18% 감소했고,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이 지난해 1만9548명에서 1만7195명으로 12% 줄어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암 수술 환자 중 70%가 빅5 병원을 포함한 수도권 병원에 집중돼 있고, 의사 인력 역시 집중돼 있어 의료대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암 수술 감소는 그대로 병원 수익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립대병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16개 국립대병원의 올 상반기 의료수익은 3조197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익인 7조4439억원의 절반에 못 미친다.
이 중 서울대병원은 지난 2020년 1조1248억원이었던 의료수익이 지난해 1조4036억원으로 늘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585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병원인 강원대병원도 올해 상반기 의료수익이 81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익 1803억원의 절반을 밑돌며, 충북대병원 역시 올 상반기 의료수익이 128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수익 3628억원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쳤다.
김윤 의원은 "중증과 응급 환자뿐만 아니라 암 환자 수술까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의료공백이 없다는 안일한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땜질식 대책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환자 피해가 가중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