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호흡 외과·마취과 "의료제도 개선 협력"
신응진 이사장·연준흠 회장 "정부에 '수술환자 관리 시범사업' 제안 합의"
2023.05.13 06:00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수술실에서 손발을 맞춰 온 외과와 마취과가 이제 수술실을 넘어 제도 개선을 위한 공조체계 구축을 예고했다.


수술실 환자안전은 물론 수술 후 적정 관리를 위해 제도권을 향해 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각오다. 특히 최근 화두로 부상한 필수의료와 관련해서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과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연준흠 회장은 12일 회동을 갖고 정부 당국에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RAS) 시범사업을 제안하기로 합의했다. 


‘ERAS(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는 수술 자극에 대한 신체 스트레스 반응을 줄여 수술 후 회복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수술환자 치료 및 관리 프로그램이다.


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수술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다학제팀이 다중적으로 수술 전후 환자 치료 및 관리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최근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ERAS 프로그램 시행이 입원기간을 단축시켜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수술 합병증 및 사망률을 줄여 예후까지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ERAS 프로그램 도입이 확산 중이고, 우리나라도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외과 및 마취과 의료진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ERAS를 시행하면 의사, 간호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등 의료진 업무량이 늘어나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어 진료현장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외과학회와 대한마취과학회 수장은 ERAS 도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당국에 시범사업을 제안하기로 뜻을 모았다.


수술환자에 대한 의료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전체 의료비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그 가능성을 타진해 보자는 제안이다.


제도권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보건당국 역시 ERAS 프로그램 도입 필요성을 인지하고 제도권 편입을 위한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최근 전문학회에 ‘한국형 ERAS 가이드라인 제작 과제’를 의뢰했고, 보건복지부는 ERAS를 주제로 암 정복추진 연구개발 사업과제를 공모한 바 있다. 


대한외과학회 신응진 이사장은 “수술환자 치료 및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ERAS 도입은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제도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연준흠 회장은 “수술실에서 호흡을 맞춰 온 외과와 마취과가 수술실 밖 제도 개선을 위해 공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만큼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두 학회는 ERAS 프로그램 시범사업 도입 외에도 필수의료 관련 대정부 정책 제안도 협조키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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