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도전한 54개 병원들에게 애타게 기다리던 성적표가 전달되면서 최종 선정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모습이다.
지난 4주기 대비 전체적으로 점수가 오르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상대평가 점수 상으로는 역시나 수도권 병원들이 상위권을 점유했다.
데일리메디는 제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신청기관들을 대상으로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전달 받은 상대평가 점수결과를 조사했다.
이번 조사에 응한 47개 병원의 평균 점수는 97.56점으로, 일부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이 제4기 평가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점수는 상급종합병원 기본자격인 절대평가를 통과한 기관들의 상대평가 결과로, 3차 병원 당락을 좌우할 사실상의 성적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환자 중증도를 비롯해 진료기능, 교육기능, 인력, 장비, 시설 등 각 항목별 점수를 모두 합산한 결과다.
조사결과 상위권에는 대부분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소재 병원들이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병원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으로 102.47점을 기록했다. 서울아산병원이 102.40점으로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울산대학교병원 약진이다. 울산대병원은 102.19점을 받으며 전체 신청기관 중에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수도권 병원 일색인 최상위권에서 지방병원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알렸다. 순위도 지난 4주기 전국 6위에서 3위로 급상승했다.
6년 전(前) 제3기 평가에서 의료인력 부족, 교육 부분 등에서 점수가 깎이면서 고배를 마셨던 울산대병원은 심기일전 각오로 제4기에 재도전 했고, ‘3차 병원’ 타이틀을 탈환했다. 이번 제5기 평가에서는 전국구 최상위권에 포진하면서 2연속 재지정 기대감을 높였다.
이어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102.04점으로 4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이 101.95점으로 5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빅5 병원 중에는 삼성서울병원이 101.75점으로 6위에 이름을 올렸고, 서울대병원은 101.52점으로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10위권 중에서는 동아대학교병원이 101.67점으로 8위에 오르며 울산대학교병원과 함께 지방병원의 저력을 발휘했다.
신규 진입을 노렸던 병원들 중에는 1차 관문인 절대평가에서 탈락하거나 평균 이하 점수를 받는 등 상당수 병원이 고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5기에는 가톨릭대성빈센트병원, 강원대병원, 건양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제주대병원, 중앙보훈병원, 창원경상대병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복지부가 이번에 소요병상수를 2160병상 늘리기로 한 만큼 기존 대비 2~3개 병원이 추가로 선정될 전망이다.
제5기 전국 상급종합병원 소요병상수는 4만8574병상이다. 권역별로는 서울권 832병상, 경기서북부권 420병상, 경기남부권 641병상이 늘어났다.
한편, 상급종합병원 최종 지정은 상대평가 점수와 함께 진료권역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점수가 높더라도 경쟁이 치열한 진료권역에서는 지정을 장담할 수 없는 구조다.
신청기관들의 점수로 순위를 정한 후 1~2단계의 지역경쟁과 3단계의 전국 경쟁을 거쳐 최종 상급종합병원을 선정한다. 1, 2단계 모두 진료권역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우선 1단계에서는 진료권역별로 소요병상수에 자체 충족률을 적용한 결과로 선정된다. 소요병상수는 해당 권역에서 필요한 병상수, 자체 충족률은 해당 지역 환자들의 수용 비율이다.
서울의 경우 통상적으로 1단계에서 빅5 병원들의 몫으로 끝난다. 경쟁이 없는 충북권이나 강원권은 무혈입성이 가능하다. 1단계에서 대략 20곳 정도가 추려진다.
2단계 역시 진료권역별 경쟁이다. 1단계 선정 후 소요병상수가 많이 남은 진료권역 순으로 추가 배정된다.
마지막 3단계는 전국경쟁이다. 2단계까지 진행한 후 발생한 잔여 병상을 놓고 진료권역에 상관없이 점수가 높은 기관 순으로 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