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의지는 확고하다. 개인 의지로 휴학에 준하는 행동을 하고 있으며, 향후 행보도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말한다. 정부가 학생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어떤 외부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 다음 날인 지난 5월 31일, 연단에 선 송정민 가톨릭의대 학생회장은 현재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각오를 전했다.
송 회장은 이날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심포지엄'에서 '학생들이 지켜본 현 사태 과정'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2월 시작된 의대생들 동맹휴학 과정을 설명하며 "학생들은 정부가 의료계와 학생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의학교육과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할 때까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휴학 등의 방식을 통해 목소리를 내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현 상황의 문제점과 휴학에 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학생들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의대생, 바이탈과 '희망' 70.1%→'기피' 72.6%…"이것이 의료개혁인가"
송 회장은 최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지난 5월 13~17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의대생의 80%인 1만4676명이 응답한 결과를 공개하며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를 전공하려 했던 학생들 비율이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 시행 시 극단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송 회장에 따르면, 설문조사 응답자 중 98.73%가 휴학에 준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필수의료 패키지 및 의대증원 정책 발표 전에는 바이탈과 전공 희망 비율이 70.1%였지만, 발표 후에는 희망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72.6%로 역전됐다.
또 정부의 정책 추진 전에는 한국에서 임상을 지속하겠다는 학생이 93.77%에 달했으나,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추진 이후에는 26.28%로 급감했다.
송 회장은 "미래 의료계에서 실질적으로 일을 하게 될 학생들 인식이 이렇다면 정부가 말하는 정책의 기대 효과는 더 더욱 불가능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정부는 의료개혁을 펼친다고 하지만 의학교육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들 휴학을 강제로 막고 유급도 막기 위해 의대 교육과정까지 바꾸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가 정책 추진을 멈추지 않는다면 학생들을 강제로 진급시켜도 절대 제대로 된 의학교육을 받은 상태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 진정 대한민국 의료를 위한 일인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