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군부대에서 감기 등 경증환자를 부대 밖 공공의료원 응급실로 보낸 데 이어, 해당 환자가 응급실에서 경증으로 분류돼 되돌아오자 진료거부라며 항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21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지낸 여한솔 강원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28일 자신의 SNS에 이를 전했다.
여 과장은 "새벽 2시경 '어제 저녁에 군대에서 축구하다가 발목이 삔 것 같은데 아파서 왔다'고 하는 군인을 군대에서 응급실로 데려왔다"며 "이런 환자를 왜 응급실에서 진료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그는 "몇 시간 전부터 감기 증상이 있다며 새벽 1시에 온 군인을 경증으로 분류해서 다음 날 의원으로 가라고 했다"면서 "다음 날 오전에 '진료거부한 이유가 뭐냐'고 대대에서 연락이 오고 민원이 들어왔더라"고 상황을 소개했다.
이에 여 과장은 "진료거부가 아니다. 요새 나라에서 경증환자 돌려보내면 사설 구급차도 공짜로 태워주고 상급종합병원에 돈도 준다더라"고 꼬집었다.
실제 정부는 최근 의료사태가 있기 전인 지난 1월 대학병원 쏠림을 막기 위해 경증환자 회송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지난 3월에는 응급실 과밀화 방지를 위해 '경증환자 분산 지원사업'을 시행했다.
이 사업은 전국 43개 권역응급의료센터가 경증‧비응급환자를 인근 의료기관으로 안내할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소요 재정 67억5000만원을 예비비에서 지출하기로 했다.
여 과장은 "저는 돈도 안 받고 있으니 '응급의료전달체계'를 나랏님들과 더불어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진료거부 민원 넣을테면 넣으시라, 군병원 가서 골든타임 지키시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군인 경증환자는 다음날 진료를 보든지 군병원 가서 해결하든지 알아서 하라고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소아도 군인도 이제 경증환자는 '얄짤' 없다"며 "다른 의원을 찾아 돌아가시든, 아니면 3일 동안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시든 알아서 하시라. OECD 평균에 맞춰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