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의료공백에 이은 의료시스템 붕괴 조짐을 보이자 여당인 국민의힘이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섰다.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의료대란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대표가 중재 역할을 자처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통령실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보류하자"고 제안했다.
올해 모집하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가 결정한 대로 1509명 증원하되 내년에 모집하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재검토하자는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확정돼 의료계가 단일안을 도출해 제안하지 않는 이상 협상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오는 8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앞둔 가운데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사태 해결 단초가 마련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당 주요 인사들도 근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 따른 의료대란 심각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결자해지 장원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김종인 전(前)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응급실 뺑뺑이 경험을 언급, 여당의 역할 부재를 지적했다.
먼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정부의 부적절한 의대증원 정책이 의료붕괴 사태를 초래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4일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 가장 급한 일은 의료붕괴 사태다. 정부가 살리겠다던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부터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잘잘못을 따지고 있을 상황조차 안 된다. 평소 같았으면 살릴 수 있었던 국민들이 죽어가는 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 고집과 오기 때문에 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이대로 흘러간다면, 그 파국의 결과는 끔찍할 것이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현재 의료사태에 대해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윤석열 정부 최대 위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장을 역임한 신 시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사태 심각성이 무르익기를 기다린 민주당과 민노총 등이 총 결집, 윤 정부의 책임을 묻는 투쟁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신 시장은 개인 SNS를 통해 지속적으로 의료사태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신 시장은 “지금이라도 대통령과 측근, 최고위 관료들은 정권 명운과 자리를 걸고 눈딱감고 용단을 내리거나 직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前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응급실 뺑뺑이’를 돈 사연 사례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섬네일 뉴스 화면을 상단 게시물로 고정하면서 급속도로 퍼졌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자신이 다쳐 응급실에 가려 22곳의 병원에 전화를 했지만 받아주지 않은 경험을 밝히면서 국민의힘 역할 부재를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자체가 그런 문제에 대해 좀 민감하게 반응해 정부의 시책에 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당이 그런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의료대란과 관련한 글을 수차례 게시한 바 있는 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우리나라 의료는 이른바 조용한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의료대란을 끝내려면 정부 반성이 우선이다’는 제목의 글에서 “정부는 대화를 통해 설득하기보다 의대생과 전공의가 지칠 때까지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의대 증원에 합의하되 1년 유예하고 정부와 의료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인 공론화위원회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는 남아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면서 “정부 반성과 결단이 없으면 수십 년간 쌓아 올린, 세계적인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