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협의체 '출발'…의료계 내부 '불만 표출' 변수
복지부-의협, 이달 30일 1차회의 개최…'필수의료·의료체계 개선' 경과 주목
2023.01.31 06:04 댓글쓰기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제1차 의료현안협의체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의료계 내에서 협의체 보이콧 요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현안협의체가 의대 정원 확대 수순을 밟기 위한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이필수 집행부 불신론도 고개를 들었다. 


30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전국의사총연합 등 의료단체들이 잇달아 '의정 협의 중단'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제1차 의료현안협의체를 개최, 코로나19 유행으로 미뤄둔 의료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주 앉은 날이기도 하다. 

 

이날 회의에 의료계는 이광래 인천광역시의사회 회장,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박진규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이형훈 보건의료정책관, 차전경 보건의료정책과장,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이 참석했다.


김이연 의협 홍보이사는 "1차 회의에선 필수의료 강화 및 의료체계 개선이란 목적을 확인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각적인 과제를 적극 논의키로 했다"며 "필수의료 지원대책 발표 이후에도 필수의료·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과제를 의정협의체에서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협 입장에도 불구하고 의료계 내부적으로는 "이필수 집행부가 의료계에 불리한 운동장에서 경기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해 군불을 지피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나섰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안정화 속에서 정부와 의대 정원 확대 논의를 시작하더라도 9.4의정합의에 따르면 국회와 먼저 논의해야 한다"며 "야당인 민주당에 과거 약속 이행을 요구하거나 바뀐 지형을 감안해 여당인 국민의힘을 협의체 포함하며 국회와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 안에서 만들어진 협의체 논의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런데 의료계 입장 반영에 더 나은 절차와 장치를 스스로 포기하고 의협회장이 앞장 서서 의대 정원을 논의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상황이 2020년과 똑같이 돌아가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 주장에 따라 수가를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지방의료 문제가 의사 수가 아닌 배치 문제라며 전향적인 결론을 낼 것으로 기대하느냐"며 "오히려 형식적인 협상 후 '국민 요구에 따라 의사를 늘리지 않을 수 없다'며 의대 정원 확대를 밀어부치면 의료계는 '점진적, 단계적'이란 뻔한 수사에 속아 의대 정원 확대에 합의하는 뻔한 결말이 의협회장과 집행부 눈에는 보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전의총 역시 "9.4의정합의는 코로나라는 국가적 재난을 타개하기 위해 모두가 양보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합의"라며 "그런데 최근 정부는 코로나 안정화 선언은커녕 9.4합의를 완전히 잊어버린 듯한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정부의 뜬금없는 의대정원 확대 발언에 대해 의협회장은 '피해가지만 않겠다'고 응수했다"며 "의협회장 발언 의도는 무엇인가, 이 무슨 양아치같은 짓이냐"고 비난했다. 


이들 단체는 의료 질과 국민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그리고 회원과 후배들의 미래와 직결될 중대한 논의를 이필수 회장이 독단적으로 시작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소청과 의사회 측은 "회원에 대한 중대한 배신이고 의사협회 회무의 정통성과 절차를 무시하는 탄핵사유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소통의 달인인 이필수 회장은 회장 당선 후 회원과의 소통이 사라진지 오래며, 회원들의 우려에 책임있는 해명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전의총 역시 "정부와 민주당이 인증해 준 9.4합의 결과물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모습"이라며  "협회를 이끈지 2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회원 권익을 지킬 자신이 없다면 의협회장 자리를 버리면 된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회원들이 우려하는 부분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고, 비판은 수용해 회원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이연 홍보이사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대응을 면밀히 하고 있다"며 "신뢰해주는 회원들을 동력으로 사회적으로 실효성 있는 회무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신뢰가 부족하다는 회원분들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