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이래 국립대병원 10곳에서 약 1조2600억원의 의료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빠르면 이달부터 시작해 금년 가을경 국립대병원에 도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은 국립대병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5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의료대란이 발생한 금년 2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전체 국립대병원(10곳)의 의료수익 감소 추산액은 1조2600억원에 달했다.
5월 말 현재 현금보유액은 1420억7000만원으로 적정보유액 3999억원의 35.5%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립대병원들은 임시방편으로 운영자금을 차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들 병원이 차입한 운영자금은 총 7615억원으로 이 중 50.2%인 3824억 5000만원을 5월 말에 이미 소진한 상황이다.
문제는 차입한도 초과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각 병원별로 편차가 있지만 빠르면 7월, 늦어도 9~11월에 차입한 운영자금을 대부분 소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병원들은 비상경영선포, 무급휴가 시행, 예산 감축 조정, 병상 축소 운영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곧 인건비 지급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도 국립대병원 경영난 해소를 위해 건강보험 선지급을 통해 지원 중이지만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한지아 의원은 “국립대병원 재정이 부실해지면 교육과 수련의 질이 떨어진다”며 “2025년 의대 정원의 약 40%가 국립대에 배정됐는데 병원 경영난으로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수련하지 못하면 정부 의료개혁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대병원이 권역 책임 의료기관과 수련 기관으로서 안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선지급 비율 상향 등 다양한 재정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