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고창섭 총장과 배장환 前 충북의대·충북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이 16일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서 충돌했다.
증원된 32개교 중 49명에서 200명으로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이곳의 총장과 의대 교수 간 갈등은 배장환 前 위원장이 학교에서 사직한 뒤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두 사람은 참고인으로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의대 증원으로 인한 의학 교육 여건과 관련해 질문을 받았다.
교육위 김준혁 위원(더불어민주당) 위원과 정성국 위원(국민의힘)은 "정부가 국립대 전임교원을 3년 간 1000명 늘린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보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배장환 前 비대위원장은 "전임 교원을 늘린다고 하는 건 신규 인력을 발령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총장 발령으로 있던 기금교수를 전임교수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수가 느는 게 아니라 직급 변경만 생긴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우리 대학에는 기금교수가 17명 뿐이다"고 반박하면서 "최소한 150명 내외 증원을 기대하고 있다. 의대 교수 정원이 137명이고, 사직서를 낸 분은 명예퇴직 2명, 의원면직 2~4명 뿐이다"고 설명했다.
다시 이어지던 질의에서 배장환 前 비대위원장은 "총장께서 전임교수 2명만 사직했다고 했지만 병원 주축이 되고 교육을 담당하던 교수들은 다 나가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또 "심장내과 교수 10명 중 2명은 은퇴급에 가깝고, 7명의 워킹 교수 중에 저를 포함해 3명이 사직했다. 2명이 임상 교수다"며 "있는 사람도 나갈 판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정성국 위원은 의대생이 급증해 교육 질(質)이 저하되지 않을지 우려를 표했다. "당장 내년부터 교육받을 공간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창섭 총장은 "당초 증원을 신청하면서 200명을 한 강의실에서 교육하겠다고 계획한 적이 없다"며 "대학본부는 해부학실험, 종합실험 등에 120명을 2개 반으로 편성하겠다고 계획을 세웠지만, 최근 의대가 200명을 한 반으로 편성해 수업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명을 한 번에 가르칠 강의실은 강연을 위한 단과대학별 합동강의실 뿐이다. 누가 200명 동시강의를 고집했는지 분명 기록으로 남기자고 지시했다"고 학교 내부의 살얼음판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