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도 의사도 서울로 더 '쏠려'···지방병원 '한숨'
후반기 전공의 모집결과 양극화 현상 심화, 형평성 어긋난 정책 '분통'
2019.08.12 06:1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과거보다 한층 심화된 ‘서울’ 쏠림현상은 2019년 후반기 전공의 모집에서도 여실히 확인됐다.
 

이미 전반기에 발생한 빈 자리에 아무도 발걸음을 하지 않아 해당 수련병원과 남아있는 인력들의 압박갑은 배로 커졌다. 지방 수련병원들의 속앓이가 이제는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데일리메디가 지난 9일 전국 주요 수련병원의 2019년 후반기 전공의 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방 수련병원들의 고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먼저 경상대병원 5명 모집에 0명, 고신대병원 5명 모집에 0명, 대구가톨릭대병원 5명 모집에 0명, 부산대병원 2명 모집에 0명, 영남대병원 9명 모집에 0명 지원을 기록하면서 지방병원의 비애를 실감케 했다.


울산대병원 역시 11명 모집에 0명, 제주대병원 3명 모집에 0명, 조선대병원 5명 모집에 0명, 충남대병원 4명 모집에 0명 지원으로 '0의 행렬'을 이어갔다.


강릉아산병원도 5명 정원에 1명, 동아대병원 14명 정원에 3명, 삼성창원병원 4명 정원에 2명, 양산부산대병원 7명 정원에 2명, 원광대병원 8명 정원에 1명, 인제대 부산백병원 11명 정원에 2명, 전남대병원 6명 정원에 1명이 문을 두드린데 그쳐 겨우 지원율 제로라는 꼬리표만 간신히 면했다.

울산 지역 대학병원 교육수련팀 관계자는 “불과 수 년 전만 해도 거주 지역 내 대학병원을 갈지, 서울 대학병원으로 유학을 갈지 고민했지만 요즘은 그런 풍경이 싹 사라져버렸다”고 씁쓸해 했다.


이어 “환자만 서울로 쏠리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마저도 서울行을 택하고 있다”며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위해 전방위로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니 오히려 양극화만 심화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방 수련병원 비애···의료 불균형이 인력 불균형 초래

이 처럼 인턴, 레지던트의 절대 다수가 자교 출신 의대생들로 채워지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이고, 이제는 정원 조차 채우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실제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도 확인됐듯이 일부 지방 수련병원들은 3일 내내 아무도 찾지 않는 창구를 지켜야 했고 그나마 있는 지원자들은 서울 대형병원 인기과로 발길을 내딛었다.

일부 인기과는 최대 8대 1까지 경쟁률이 오르며 인기를 증명했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의 경우 1명 모집에 무려 8명이 지원했다. 정형외과도 1명 정원에 4명이 원서를 내 4대 1로 마감됐다.


아울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도 1명을 뽑을 예정이지만 4명이 지원의사를 밝혔고 안과도 1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해 전국 수련병원이 미달을 기록하는 부진 속에 4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역의료를 살릴 인력이 갈수록 유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책적 지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방 대학병원들은 박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정책이나 지원이 수도권 집중으로 되다 보니 의료 불균형이 인력 불균형으로 직결되고 있다”며 “그렇다 해도 젊은 의사들의 선택이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서글프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적정 수가가 보장되지 않는 구조에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전환은 비인기과와 지방병원을 더 외면케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 소재 한 대학병원 교육수련부장은 "환자 뿐 아니라 의사들까지 빅5 병원으로 몰리는 현실의 최대 피해자는 단연 다 키운 자식을 빼앗기는 지방대학병원들"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물론 전공의들도 현실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의사의 소명을 강조하고 호소해도 결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병원명 정원 지원자 경쟁률
가톨릭중앙의료원 44 6 0.14
강릉아산병원 5 1 0.20
강북삼성병원 5 0 0.00
건국대병원 8 1 0.13
경북대병원 6 5 0.83
경상대병원 5 0 0.00
경희대병원 9 3 0.33
계명대동산병원 1 0 0.00
고려대의료원 12 1 0.08
고신대복음병원 5 0 0.00
국립중앙의료원 2 0 0.00
길병원 10 0 0.00
단국대병원 9 3 0.33
대구가톨릭병원 5 0 0.00
동아대병원 14 3 0.21
명지병원 5 1 0.20
부산대병원 2 0 0.00
삼성서울병원 13 8 0.62
삼성창원병원 4 2 0.50
서울대병원 5 9 1.80
서울아산병원 4 4 1.00
순천향대부천병원 6 5 0.83
순천향대서울병원 5 3 0.60
순천향대천안병원 10 2 0.20
아주대병원 6 3 0.50
양산부산대병원 7 2 0.29
연세대세브란스 10 23 2.30
영남대병원 9 0 0.00
울산대병원 11 0 0.00
원광대병원 8 1 0.13
을지병원 4 2 0.50
을지대병원 14 2 0.14
이대목동병원 6 0 0.00
인제대 상계백병원 2 0 0.00
인제대 부산백병원 11 2 0.18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4 0 0.00
인하대병원 13 1 0.08
전남대병원 6 1 0.17
전북대병원 2 1 0.50
제주대병원 3 0 0.00
조선대병원 5 0 0.00
중앙대병원 4 1 0.25
차의과대학 강남차병원 2 0 0.00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 7 3 0.43
창원경상대병원 1 1 1.00
충남대병원 4 0 0.00
충북대병원 13 4 0.31
한양대병원 3 1 0.3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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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성 08.12 18:24
    피안성하려고 일부로지방의대 자교로도 많이가던데,자교아니면 인기과는히들거든
  • 기사의 깊이가 아쉽네요 08.12 15:07
    서울의 고대도, 카대도 미달 서울아산도 경우 정원지원인데 원인을 형평성 어긋난 정책으로

    기사화한것은 납득이 안가네요.

    요즘운 철저한 이해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세태이니 오히려 역시 이해타산에 의해 지원했을 전공의들을 통해 솔직한 지원사유를 알아보고 개선책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 ㅋㅋㅋ 08.12 09:32
    서울에 쏠린다기 보다 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분원(아산병원)에 쏠리는 것 같은데?
  • 08.12 17:23
    아산병원은 서울대병원분원이 아닙니다.
  • 08.12 17:23
    아산병원은 서울대병원분원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