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현장 긴급출동…'DMAT' 재조명
'생명 골든타임 사수' 역할 포함 이송환자 분류…"재난의료시스템 첨병"
2022.11.06 18:22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이번 이태원 참사 현장에 파견된 재난의료지원팀(DMAT, 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 디멧)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MAT은 현재 전국 41개 재난거점병원에서 운영 중이다. 의사를 비롯해 간호사, 응급구조사, 행정요원 등 3~4명의 전문인력이 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팀을 말한다. 


재난 등 발생 시 의료지원을 위해 사전 또는 사후 조직되며, 권역 DMAT과 국가 단위 중앙 DMAT이 있다. 


각 권역 재난거점병원들은 다수 사상자 사고가 발생하면 소방 신고·중앙응급의료상황실의 출동 요청을 받고 권역 DMAT이 10분 내 출동이 가능토록 상시 편성해 두고 있다. 


재난 상황이 길어지거나 권역 DMAT 역량을 초과하는 대규모 재난 시에는 보건복지부 및 중앙응급의료상황실 등의 출동 요청을 받아 국립중앙의료원이 3시간 내 중앙 DMAT을 파견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후 30일 새벽 현장에는 서울·경기 14개 재난거점병원에서 총 15개 DMAT이 출동하고 서울·경기응급의료지원센터가 현장 지원에 나섰다.  


서울에서 DMAT을 보낸 의료기관은 ▲서울대병원(2개팀)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고대안암병원 ▲고대구로병원 ▲서울의료원 등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분당차병원 ▲부천순천향병원 ▲의정부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한림대학교병원 ▲명지병원 ▲아주대병원 소속 DMAT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에 갔던 의사 출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명지병원 재직 시절 DMAT으로 활동한 바 있어, 명지병원 DMAT 소속으로 동행해 의료 지원에 나섰다.


DMAT 업무, 중등도 분류·환자 이송  


DMAT 현장 최우선 업무는 환자 분류다. 이들은 최대한 많은 생존 가능한 사람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긴급 ▲응급 ▲비응급 ▲사망예상 ▲사망 단계로 환자를 구분한다. 


긴급환자는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즉각 치료가 필요한 단계다. 사용가능한 자원으로 생존시키기 불가능한 환자는 '사망예상' 단계로, 자발호흡이 전혀 없는 경우 '사망' 단계로 분류한다. 


또 이 중등도 분류에 따른 처치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응급처치를 수행한 후 응급 의료기관 병상 상황을 확인, 환자들을 보낼 병원을 결정한다.  


그런데 이 '환자 이송 병원 선정' 업무가 사실상 소생 가능한 중환자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열쇠로 꼽힌다. 


다수의 사상자가 현장 인근 병원에 몰리거나 이미 사망한 환자가 응급실을 채우면 병원이 마비돼 야전병원 역할을 수행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이태원 참사의 경우도 DMAT 출동은 적절했지만 통제 미흡으로 인해 환자 이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료계 지적이 나온다. 


실제 현장과 가장 가까웠던 순천향대서울병원 측은 "79명이 이미 사망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전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DMAT 출동은 적절한 시간에 이뤄졌지만 사망여부 판단이 애매한 환자들이 가까운 병원에 몰렸다"고 분석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김성중 센터장도 "사고 현장에서 가장 인접한 순천향대서울병원에는 사망자와 생존자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와 응급의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응급환자 이송지연으로 사망한 사례는 평가 내리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응급의료소, 진료소 등이 설치되고 DMAT 의사들이 환자 분류 및 절차에 따라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증환자는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로, 경증환자는 먼 응급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송체계와 관련한 지적이 거듭되자 보건당국도 관련 환자 구조, 분류 및 처치, 이송 과정 전반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공감을 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DMAT와 전문가들 의견을 경청해 이번 사고에서 대응에 미진한 점은 없었는지, 개선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리조트 붕괴 사고·세월호 참사 계기 구성


한편, DMAT 등을 비롯한 재난의료시스템 자체는 확립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15년 보건복지부가 재난거점병원 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재난의료시스템을 개혁하면서 차츰 확립됐다.  


앞서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세월호 참사 등에서 현장 출동부터 이송체계에 이르는 전반적인 시스템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응급의학회는 경주 붕괴사고에 DMAT 출동이 사고 접수 시간 대비 지연된 이유를 분석했다. 


학회는 "사고는 대구 권역응급의료센터가 가까워 인접 시도 DMAT이 출동해야 했지만 시도 경계를 넘어서는 경우의 출동 결정 지침이 없어 우왕좌왕했다"고 전했다.  


또 "응급의료상황실과 현지 의료진, DMAT이 출동 여부를 자율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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