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의전원은 과학 좋아하는 의대생 선발”
연세의대 출신 김하일 의과학대학원 학과장
2023.09.04 05:52 댓글쓰기

정부가 의학과 과학의 융합형 인재인 ‘의사과학자’ 양성을 천명한 이래 기존 의과대학은 물론 과학기술특성화 대학들의 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청사진이 구체화 되고 있다. 기존 임상의사와는 다른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의대 정원’ 문제와 맞물려 있는 탓에 일부 의료계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2026년 개원을 목표로 과학기술의전원(이하 의전원) 설립을 추진 중인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을 만나 계획과 소신을 들어봤다. 그는 의료계 지적과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빈틈없이 세워둔 계획을 자신있게 소개했다. [편집자주] 


자신을 ‘과학자’에 더 가깝다고 말한 김하일 학과장은 연세의대 재학시절 은사로부터 ‘의사과학자’ 개념을 처음 접했다. 그의 은사는 김대중 前대통령 주치의였던 故 허갑범 교수다.


김하일 학과장은 “허 교수님으로부터 의사들이 연구해야 하는 이유, ‘MD-phD’ 라는 개념을 듣고 이 길로 들어섰다”며 “의사 외에도 다른 길이 있음을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당시 교학부총장이었던 現 이광형 카이스트 총장의 의전원 설립 방안 모색 제안을 받았고, 과기의전원을 포함한 여러 안(案)을 준비한 결과 지금의 과제에 집중하게 됐다.


김하일 학과장이 밝힌 계획에 따르면 현재 카이스트 의전원 정원은 50명으로 논의 중이며, 올해부터 최대한 빠르게 절차를 밟는다면 당초 목표대로 오는 2026년부터 신입생을 받을 전망이다.


그가 소개한 로드맵은 ▲올해 하반기 정원 배정 및 설립 인가 ▲2024년 예비인증 ▲2025년 신입생 모집 ▲2026년 학기 시작 등이다.


다만, 현재 정부와 의료계의 의대 정원 논의가 거의 멈춰있는 만큼 계획이 밀릴 가능성도 있다. 


카이스트를 포함한 과학기술계의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해 의학·의료계가 표명해온 의구심은 크게 ‘임상 복귀를 막을 수 있는가’, ‘병원없이 수련시킬 수 있는가’다.


이러한 지적과 우려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김하일 학과장은 이미 계획해둔 대비책을 소개했다. 


그는 “의사가 개업하는 게 반칙은 아니지만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탈출구가 있다는 생각이 더 쉽게 도전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면허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들에게 일종의 안전장치”라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은 만큼 잘하는 사람이 들어와 성공하는 모델을 구축해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의전원 프로그램 또한 단순히 처음부터 개원,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이들과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계획이다. 


김 학과장은 “카이스트라 자체가 과학에 관심이 없으면 견디기 힘들다”며 “과학을 좋아해야만 따라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구상한 강한 안전장치는 학생 선발 과정에 있다.


그는 “우리는 의대처럼 성적이 우수한 고등학생을 뽑는 게 아니다”며 “의대를 다니며 ‘어떤 과학자가 되고싶다’는 의지가 생긴 이들을 면접 과정에서 골라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의 우려는 실습을 하는 수련병원 없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면 ‘부실의대’에 그치고 만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도 김 학과장은 손을 내저었다. 


그는 “수 천억원을 들여 병원을 지을 생각은 결단코 없다. 카이스트는 이미 진료가 아닌 연구로 돈을 버는 좋은 사업모델을 갖고 있는데 굳이 레드오션으로 진입할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원자력의학원과 수련병원 문제를 협의 중이고, 뜻이 맞는 병원들과 이미 논의한 바가 많다”며 “설령 병원을 못구한다 할지언정 카이스트에 ‘부실’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수련병원을 선정하는 일을 서두르지는 않을 방침이다.


그는 “병원을 먼저 선정하면 우리 교육을 그 병원 시스템에 맞춰 짜야 한다”며 “혁신적인 교육 계획을 다 짜고 나중에 수련병원을 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천억 들여 병원 건립 No, 카이스트는 연구 기반 수익구조 보유”

은사 故 허갑범 교수 영향으로 과학자 길 진입, 의료계 지적·우려 겸허히 수용

카이스트 의전원, 빠르면 2026년 신입생 모집

서경배과학재단 후원 우수한 기초의학자 등 교수 포진  

정부도 긍정 검토, 의사과학자 양성 새 역사 계기 마련”



이러한 자신감은 지난 2004년 개원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성과에 기인한다. 기초의학 분야가 계속 위축되고 있던 와중 시작한 의과학대학원은 지금까지 200여 명의 의사과학자를 배출했다.


그는 “연세의대에서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설립 얘기를 들었을 때 ‘전문의 딴 이들에게 무슨 과학박사 교육이냐’고 웃었지만, 좋은 제도를 들여와 기존 의대도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평했다. 


현재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는 서경배과학재단 후원을 받고 있는 교수 4명을 비롯해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3명, 리더연구자 3명 등 우수한 연구진이 포진해 있다.  


김 학과장은 최근 유관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만나 의전원 설립과 관련한 긍정적인 입장을 듣고, 의학 및 의료계로부터는 응원과 동시에 우려감도 계속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다. 


그는 “지금 의료체계는 전공의 등 후배 의사를 혹사시켜 수익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며 결국 붕괴하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나를 포함한 선배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정책적 의견을 내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일침했다.  


이어 “필수의료가 붕괴된 시점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은 급한 불은 아니다”라면서도 “의사가 아닌 미래를 대비하는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역사의 새 흐름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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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 09.16 19:18
    의사들 정원 늘린다니까 발작하는거 봐라 ㅋㅋ 7080년대에 인서울 성적으로 지방의 기어들어갔는데도 한국 의료 질이 이렇게 좋은데. 적어도 양심있으면 인풋타령은 하지말자
  • 센스j 09.10 12:53
    개원을 못하게 10년정도 걸어놓으면 될듯.....의료계가 발전할려면 점빼는 의사말고 이런 의사들이 많아야 국가 경쟁력이 생긱지
  • 루러로리 09.14 10:53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어서 임상을 못하게 하거나 개원을 못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육사 나와도 자기가 군인하기 싫으면 강요를 못하는 것과 같아요
  • 로그 09.04 21:30
    과학고가 의대 입시반으로 바뀐지가 언젠데 KAIST 의대 졸업하고 돈도 못버는 기초의학하고 있겠나.
  • 익명 09.04 19:28
    의대생이 모지리냐 그런델 가게 ㅋ 전부 피부 미용이다 알간
  • 100프로 09.04 12:32
    의전원 만들면 의학연구한다더니 연구는 집어치고  다 나가서 점빼고 있어 실패한정책이며 ,  카이스트 의대 만들면 연구할꺼란 막연한 기대는 100프로 실패가 예상되는 정부돈 낭비임.
  • 루러로리 09.04 10:01
    입학때 연구하는 의사를 평가한다는 헛소리... 카이스트 졸업하고 의전원 온 의대생들 거의 100% 임상을 한다는 사실....수련을 원자력 병원에서 한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 수련부실의사양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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