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 감염환자 잇단 '퇴원'···치료제 '주목'
대한감염학회, 사용 가능 약제목록 검토·진료지침 마련 계획
2020.02.07 06:2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들 가운데 완쾌된 사례가 나오면서 처방 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서 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을 받은 환자(55세 한국인 남성)가 지난 2월5일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1번째 확진자 역시 치료 후 퇴원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환자는 공통적으로 애브비의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를 처방 받았다.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복합제인 칼레트라는 앞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도 사용됐다.

의료진에 따르면 2번 환자는 입원 당시 인후통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복용하던 해열제를 중단하자 체온이 38도까지 올라 입원 3일째부터는 칼레트라정 투여를 결정했다.
 

이 같은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보고되자 보건복지부는 '요양급여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를 개정했다.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페그 인터페론 포함)과 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혼합제제에 대해 10~14일간 투여하고, 허가 범위를 넘어서더라도 1월 4일 치료분부터는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방지환 중앙임상TF팀장(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려면 상당한 임상결과가 필요하지만 중증 환자에게 칼레트라를 쓰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황이다. '신종'이란 명칭 자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증상에 따른 대증요법과 함께 기존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고 있다. 안전성이 증명된 기존 치료제 중에서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치료 효과가 있는 것을 골라 투약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는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약들 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약들"이라며 "응급상황이기 때문에 쓰지만 임상조차 못한 개발 단계 치료제보다는 환자에게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즈치료제 외에 C형 간염치료제 '리바비린'과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도 처방되고 있다. 국내 확진자는 로피나비르와 리토나비르, 인터페론, 인플루엔자치료제인 오셀타미비르 등을 병용 처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때 2차 감염된 환자에게 리바비린, 인터페론, 오셀타미비르 등을 한꺼번에 투약해 효과를 본 적이 있다"며 "아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치료 과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전문가들의 종합적 판단이다. 환자 상태나 증상,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서 약을 어떻게 조합해 사용할지를 논의해 결정하는데, 이런 내용을 지금 단계에서 획일화된 지침으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감염학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 목록을 검토 중이다. 질병관리본부와의 논의가 마무리되면 공개할 예정이다.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여기에는 사스나 메르스에 대한 연구 결과와 최근 중국 등지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에게 진행한 항바이러스제 사용 경과 등에 관한 연구결과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될 것이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인터페론, 로피나비르, 리토나비르 혼합제제 등과 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에 쓸 수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목록을 검토하고 있다"며 "의료진들이 진료현장에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유관 단체, 기관들과 함께 작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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