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 노인 빈곤율 급증"
이시형 박사(한국세르토닌문화원장)
2023.08.06 18:01 댓글쓰기

[특별기고] 고등학교 동기들을 만나 점심이라도 먹을 때면 한결같이 하는 소리가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이다. 


이렇게 오래 살아보지를 못했다. 이 말은 오래 살기 위한 준비가 돼 있고 돈이 좀 있어야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평생을 한 번 부자처럼 살아본 적이 없다. 젊은이들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다.


자기 앞가림도 못할 정도인 사람들이 우리 또래 친구들이다.


90살이 되고 나니 한다는 소리가 “내가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는 말이라니. 장수에 대한 준비가 이렇게 돼 있지 않다. 


'초고령 사회'에 대한 정의는 학술적으로는 65세 이상 되는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가는 것을 말한다.


다만 요즘은 60~70세가 돼도 충분히 사회 활동이 가능하다. 누가 봐도 노인이라고 할 정도면 85세 이상이다.


그러나 노인들은 건강이나 재정 상태 측면에서 차별이 상당하다. 고등학교 동기들 모임에 요즘은 거의 연락도 안 되고 또 연락이 되더라도 잘 참석하지 않는다.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 “이 꼴로 내가 친구들한테 못나타나겠다”라는 말이다. 이런 얘기를 할 때 보면 그 친구들의 표정이 참 착잡하다. 준비를 해야 한다.


준비 필요한 은퇴 이후 삶


한국에서 정년 퇴임식에는 가지를 않았었다. 그 분위기가 싫었다.


미국 은퇴식에 한번 가본 적이 있다.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진짜 축하와 진짜 즐거움이 있었다. 얽매인 것 없이 자유롭게 세계 유람도 하고 유람선을 보면 대부분 그런 은퇴한 노인들이다.

 

반년 후면 우리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좀 앞서 있으나 그 속도를 보면 우리가 훨씬 빨르다. 은퇴 이후 모든 게 끝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준비를 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게 안되고 있다.


저출산, 고령사회 대책위 등이 있지만 활동을 안한다. 한국은 80대가 180만명, 90대는 26만명이다. 200만명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얘기다.


좀 아쉬운 지점이다. 평균 수명이 83세로, 장수 국가가 됐다. 하지만 정말 건강하지 못하고 살림이 넉넉지 못하면 장수가 재앙이 될 수 있다.


비극이다. 그야말로 일을 내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건강 상태도 준비 돼 있어야 한다. 통계상으로 한 10년은 아프게 지내다 죽는다. 은퇴라는 것은 일생의 큰 전환점이 돼야 한다.


좋은 놈이든 나쁜 놈이든 은퇴 정신병이라는 것도 있다. 열 사람 중 한 사람 빼면 나머진 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건강하게 돈 버는 노인, 존경 받는다.


제일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 바로 돈이 있어야 하고 건강하면서 갈 곳이 있어야 된다. 흔히 얘기 한다. 늙어도 전화 한 통 없이 슬리퍼 끌고 찾아갈 수 있는 친구 셋은 있어야 한다고.


그 말은 반대로 말하면 가족 관계가 앞으로 굉장히 엉성해질 것이란 얘기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경로당이 어떻게 보면 참 잘 조직 돼 있다. 


조금 역설적이지만 너무 잘 먹으면 안 된다. 쉽게 말하면 돈이 많다고 해서 지출만 하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된다.


그래서 평생 현역으로 뛰어야 된다고 하는 얘기는 정신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또 나이가 들어도 인격적인 대접을 받으려면은 경제적으로는 쫓기지 않아야 된다.


실제로 품위를 지키고 사는 세계 5대 건강 장수촌에 대한 연구들이 나오는데, 해당 촌 노인들이 특징 중 공통점은 노인이 존경 받는 경우가 많다라는 점이다.


"나이 들었으니 대접을 받아야 한다" 이런 형태의 태도는 존경 받기 힘들다. 소위 '실버 산업'이라고 부르는 것, 젊은 사람들이 그저 노인을 상대로 하는 '실버산업'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그냥 앉아 쓰기만 하는 노인과 돈 버는 노인은 차이가 크다. 돈을 벌고 존경 받는 노인이어야 품위를 지키고 오래 산다. 대체로 나는 존경을 받는다. 그리고 그 이유는 아직도 일을 하기 때문이다.


실버산업이라는 것도 결국 '생산적인 노인'이 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나는 지금도 지하철 등을 돈 내고 타고, 지하철 안에서도 출입구 쪽에 선다. 내가 좌석 앞에 서 있으면 사람들이 갈등을 느낀다. 이것도 이제 생각의 차이다. 


미국 예일대에 있을 때 의과대학병원하고 캠버스하고는 두 정거장 버스로 가야 됐다. 예일대 학생이 버스 안에서 책을 읽으며 가는데, 노인들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을 봤다.


근데 그 이유가 자기들은 앉아서 노는 게 직업이고 학생들은 일을 열심히 해야 되니까 오히려 편하게 앉아서 책도 보고 그렇게 가야 된다고 설명하더라. 정말 감동적이었고 어떤 의미에서 미국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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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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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조정미 08.09 12:31
    건강하게 오래살면 그것만으로행복한데 68세 할머니인데 암보다 무서운게 치매 아들하나있는데 부담안주려고 엄마아빠 거동모싸거나 치매걸리면 요양원보내달라했다 참한심한노릇이지 연명치료 거부할거고
  • 남주용 08.09 11:36
    정부가고령자빈곤잔치만하고잇으니  진영에몰입된세상이원망스럽군  국민은뒤전이고이념에몰입된정치권들이고령자들은살길이막막하다
  • 이해옥 08.08 23:06
    참 미국다운애기네.  우리나라는 노인이최고. 라고노인들이 많이 배려해주위야.  나라가부강하지요
  • 이화영 08.08 17:13
    안락사 법  계정 했야 합니다
  • 김호균 08.08 14:51
    다른 노인들 배려하셔서 지하철 공짜로 타시길..
  • 박우현 08.08 08:36
    노인에게 일자리 제공? 말이 쉽지 쉽지 않은 소리 아님? AI가 도입되는 마당에..
  • 최재표 08.08 07:21
    정말 좋은 지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남아도는 고급 노인인력이 방치되고 있다. 연금액수를 늘릴 것이 아니라 은퇴후 직업을 개발해 제공하면 된다.
  • 박상남 08.07 21:38
    그러는 니는 어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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