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공성과 수익성 딜레마
임배만 대표이사 (주)에이치엠엔컴퍼니
2015.04.05 20:00 댓글쓰기

여전히 병원경영 여건은 좋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지속경영은 어렵고, 건실경영은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단체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들은 더욱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왜냐하면 '공공보건의료' 범위는 확대되고, 주문은 많아지면서 지원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공공의료기관의 “착한적자”를 지원하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서 “공공보건의료”가 한 층 강화되는 반면, 지원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많은 공공의료기관의 병원장 및 관계자를 만나면 “공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아야 하느냐”고 하소연 섞인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모든 의료기관은 보건의료와 관련한 보건의료기본법 및 의료법에서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을 보호하고 증진시킨다”고 규정함으로써 의료서비스에 대한 공공성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전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급여기준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종합병원은 비영리법인 현실에서 공공의료기관과 민간의료기관은 개설주체가 다를 뿐, 공공성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공공의료기관은 공공보건의료사업을 하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개설해 법률에서 정한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우선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가 추가되고 있다.

 

공공의료에 관한 법률(2012. 2. 1)에 의하면 이제 민간의료기관도 “취약지 거점의료기관” 등으로 지정이 되면 시설・장비 확충 및 운영에 드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공공의료기관은 왜? 민간의료기관보다 대체적으로 경영이 어려운가? 그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공의료기관의 관계자들은 공공의료기관이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 공공의료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이 적고 비용이 증가한다.
- 우수한 의료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취약지에 소재하고 있고, 급여수준이 낮아서 수급이 어렵다.
- 병원장 또는 의료원장의 경영권, 인사권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소신껏 경영을 할 수가 없다.
- 시설 및 의료장비가 낙후되어 민간병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
- 민간의료기관에 비해 적정진료를 하고 있고, 비급여 진료를 할 수 없어서 수익이 낮다.
- 직원 중에 장기근속자가 많아 인건비 비중이 높다.
- 감독기관에서 평가 및 감사가 너무 많다.
 
이상과 같은 공공의료기관의 관계자 설명은 대부분 공감이 간다.

 

필자는 5년 동안 많은 공공의료기관을 진단하고 컨설팅, 교육을 한 경험이 있어, 공공의료기관의 실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공공의료기관의 여건을 어떻게 개선해서 공공의료기관이 건실경영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

 

필자는 공공의료기관의 경영과 관련하여 다음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공공의료기관의 공공보건의료사업과 지역거점 의료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정립하고, 사업범위 및 내용, 방법, 평가 등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사업비용도 구분되어야 한다. 최근 “착한 적자”에 대한 공익적 가치의 구분이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미충족 의료부분이나 지역거점병원의 성과, 의료기관의 소재지, 기능과 역할이 구분되어 반영되어야 한다. 이렇게 공익적 가치에 대한 검증을 거쳐, 비용을 확정한 후, 그 운영비에 대해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등의 공공기관에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설립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사업결과는 냉정히 성과를 평가하여 공과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간혹, 공공의료기관 관계자들은 우리는 적정진료를 하고 있어서 진료수익이 낮으니 공공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설립주체의 차이일 뿐 결국 병원직원의 열정과 운영시스템의 문제이지 적정진료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둘째, 의료기관은 경영체계를 정립하고 체계있는 경영을 해야 한다. 직원 모두가 참여하여 병원의 사명 및 비전을 정하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 전략목표, 추진과제, 장단기실천계획 및 연간계획을 수립한 후, 단계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또한, 매년 병원목표에 의해 부서목표, 팀목표, 개인목표를 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성과를 평가하고, 평가한 결과에 의해서 차등보상 해야 한다.

 

또한 조직체계 및 의사결정체계를 수평적으로 간결하게 정립하고, 직원이 참여하는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해서 소통의 리더십을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공공단체에서는 병원장이 합리적으로 책임경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있어야 한다.

 

셋째, 업무시스템을 구축하고 표준화 하여야 한다. 진료, 진료지원, 행정지원 프로세스를 진료위주로 구축하고, 기획, 인사, 원무, 물자, 회계, 재무, 시설, 안전 등의 운영시스템을 구축하여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또한 의료기관의 업무시스템을 표준화하는 업무체계를 정립해야 한다.

 

넷째, 우수인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의과대학 및 간호대학 등과 협약을 추진하고, 대형병원 등과 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채용된 직원의 교육, 육성시스템을 도입하여 직원들이 능동적이면서 창의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공공의료기관에 근무를 하는 의료인의 입장에서 근무조건 및 업무수행의 만족, 급여수준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차원에서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할 의사 및 간호사를 육성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그 외에는 고객지향적이면서 솔선수범하는 조직문화를 발전시키고 의료질관리 및 고객만족활동, 마케팅, PR(홍보, 광고)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공공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공공단체의 지원도 요구된다.


- 체계적인 경영전략수립 및 실천과 합리적인 경영을 자문하기 위한 전문가의 자문제도를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 또한 병원전반의 경영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서 표준규정, 지침 등을 제정하여 보급하여 표준이 되는 병원업무수행 매뉴얼 및 업무수행준칙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 또한 병원정보시스템을 병원규모 및 역할, 기능에 따라 개발하여 제공함으로써 임상진료의 지침 및 자원관리를 위한 통계를 표준화 할 수 있다.
- 그리고 직원의 육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연수기회를 제공하고, 실비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제도의 시행은 많은 예산이 들지 않아도 우선 시행할 수 있는 육성지원 방안이 될 것이다.

 

필자는 공공의료기관이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 병원의 고유기능인 진료역량을 확충하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병원은 무엇보다도 환자에게 적시에 적절한 의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 또한 지역주민과 호흡을 같이해 지역주민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이 공공의료기관은 불친절하고 불편하다는 인식을 버리고, 민간병원보다 더 친절하고 실력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의료기관의 병원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주인의식, 동기부여, 참여의식, 사기진작, 솔선수범 등의 사고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는 지역주민이 신뢰하고 지역에 없어서는 안 될 병원으로 자리잡을 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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