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잇단 '절규'···정부 "침소봉대(針小棒大)"
의사들 "위기 상황 심각" 수치 제시…"추석연휴 응급의료 대란 우려"
2024.09.16 06:00 댓글쓰기



응급의료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하소연을 넘어 사태의 심각성을 입증하기 위한 수치를 잇따라 제시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귀를 닫고 있는 모습이다.


추석연휴 응급의료 대란을 우려한 의사들은 급기야 응급실 이용 전에 119와 상담하고, 만약을 대비해 타이레놀 등 해열제를 준비해 달라는 읍소에 나서기까지 했다.


지난 8월 지방 일부 대학병원들을 시작으로 응급실 셧다운 사태가 확산되자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우려를 쏟아내며 정부를 향해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부는 ‘침소봉대(針小棒大)’라는 논리로 맞서며 대부분의 응급실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등 응급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부정했다.


처절한 읍소에도 정부가 귀를 기울이지 않자 의사들은 응급실 실상을 보여주는 수치를 연이어 제시하며 응급의료 대란을 경고하고 나섰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는 일선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회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를 공개하며 응급의학과 의사 10명 중 9명 이상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설문결과를 살펴보면 이미 응급실 위기 상황은 자칫 정상회복이 불가능한 상당히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응답자의 93%에서 3월 이후 근무강도가 증가했다고 답했으며 비수련병원의 경우는 99%가 그렇다는 입장을 보였다. 92%는 현재 응급실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인식했다. 


특히 99% 의사들은 추석 연휴가 최대 위기라고 답했다. 수도권 응급실의 경우 97%가 추석을 위기 혹은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었고, 비수도권도 94%에서 위기로 답했다.


의사회는 “평소 2만명 정도인 응급실 일일 내원환자수가 연휴에는 작년 기준 3만명까지 증가하게 된다”며 “1만명의 환자들은 응급진료를 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최근 응급실 현황 조사결과를 공개하며 응급의료 붕괴를 경고했다.


전의교협이 전국 53개 수련병원의 응급실 현황을 조사한 결과 현재 병원 응급실 근무 전체 의사 수는 922명에서 534명으로 388명(4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전문의 수가 감소한 병원은 29개소(54.7%)로,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늘어난 병원은 24개소(45.2%)였다. 다만, 전공의(일반의)는 384명에서 무려 33명(91% 감소)으로 감소했다.


특히 전체 병원 중 7개 병원이 응급실 의사가 5명 이하로 부분 폐쇄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고, 근무 의사가 6~7명 뿐이어서 24시간 동안 1명이 일하는 병원은 10곳에 달했다. 


이는 결국 53개 중 17개(32.1%) 병원이 24시간 동안 1명만 근무하거나 혹은 근무 자체가 불가능해 환자 긴급 진료 등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얘기다.


전의교협은 “응급의료는 위기를 넘어 재난에 이르고 있다”며 “이제 더는 버티기 어렵다.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치가 보여주는 응급실 위기 현실화 vs 한덕수 총리 “환자들에 사과할 의향 없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응급의료 현장 어려움이 가중되고 국민적 불안과 관심사로 떠오른 응급의료 분야 현안 개선을 위해 학회 차원의 특별위원회를 긴급 구성했다.


특별위원회는 최근 일부 대학병원 응급실 파행 운영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학회 차원에서 보다 효율적인 응급의료 서비스 제공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실제 위원회에서는 전국 어디서나 응급환자들에게 전문적인 응급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진료 역량과 의지를 가진 병원들 명단을 조사해 공개키로 했다. 


어린이 환자들을 전담하는 소아응급의료 의사들은 추석 연휴 응급의료 대란을 우려하며 경증·비응급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소아응급실 이용 안내문'을 통해 “의료진이 부족한 자정부터 오전 7시 사이에는 응급실 방문 전 119 상담을 통해 응급환자인지 먼저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추석 전 해열제를 구비해 달라고도 권고했다.


학회는 “아이들이 갑작스럽게 열이 날 경우를 대비해 해열제를 미리 준비해 두시기를 권장한다”며 “6세 미만의 영아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결제만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어 “의대 증원이라는 근거 없는 정책이 현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소아응급의료체계가 완전히 붕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응급의료 현장 의료진의 읍소에도 정부 태도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더욱이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2일 정부의 의료개혁 과정에서 이어지는 의료공백 장기화로 '국민들이 죽어 나간다'는 지적에 "가짜 뉴스"라고 반박해 비난을 샀다.


특히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사과할 생각은 없다”며 “그런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개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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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박사 09.16 17:22
    사람이 죽어가는데 눈가르고 귀 막고 입 막으면 그게 해결이냐?

    이유도 없이 의료를 붕괴시키는 대통령이 진짜 대통령이라 생각 안한다.

    그냥 내려와라
  • 김여사 09.16 17:20
    나라의 리더로 자질이 의심된다.

    국민의 생명을 가지고 무엇을 얻기위함인지 모르겠다.

    빨리 고집을 꺾고 제대로 일하기 바란다
  • 마리아 09.16 17:18
    사태가 이런데 저것들은 홍보사진이나 찍으러 다니고 참 어이가 없다.

    저것들이  인간이가 싶다.

    자격이 안되는 것들이 대통령이 돼서 저러고 있으니 나라가 망하고 있다
  • 쥴리 09.16 12:11
    느그들이 뽑아놓고 왜 징징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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