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의 저주, 조만간 외국의사 수입'
학회 한상원 회장 '저수가·영역침범·이미지 격하 등 총체적 원인'
2013.11.28 20:00 댓글쓰기

2014년 레지던트 모집 결과가 보여주듯 비뇨기과 지원자가 수 년째 줄어들며 끝없이 추락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비뇨기과 미달 사태는 빅5 병원도 예외가 아니어서 충격이 배가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는 정원 4명 중 2명이 지원했고 세브란스병원 역시 5명을 뽑는 자리에 단 1명만이 지원했으며 가톨릭중앙의료원 은 7명을 단 한 자리도 채우지 못했다.

 

서울대병원(정원4/지원3)과 삼성서울병원(정원3/지원2)도 미달 현상이 예외는 아니었다. 그나마 정원이 모두 충원된 병원은 고대안암, 원주세브란스기독 , 강동경희대, 아주대, 영남대, 경상대 등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매년 전공의 '지원자 수 0' 행진으로 미래 비뇨기 의사 가뭄 현상에 따른 의료재앙이 벌써부터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비뇨기과 전공의 대량 미달과 관련해 대한비뇨기과학회 한상원 회장[사진]은 "비뇨기과 수가 인상의 부재에 따른 안타까운 결과"라고 피력했다.

 

한상원 회장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수술 분야에서는 수가 지원이 열악하고, 타 진료과의 비뇨기과 잠식이 일어나는 현실에서 비뇨기과 의사를 꿈꾸는 인턴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불필요하게 하락한 과 이미지도 미달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고 토로했다.

 

한 회장은 "외과, 흉부외과는 수가 가산을 통해 전공의 지원율이 많이 높아졌고 산부인과도 과거 대비 향상된 상태인데 유독 비뇨기과의 수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성 전립선비대증 약물이나 남녀 요실금 치료 영역을 비뇨기과가 아닌 타 진료과가 침범하고 있다. 유명 약품인 비아그라도 전과목 의사들이 처방하기 때문에 비뇨기과 의사들은 숨 쉬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외과-내과적 진료부분에서 비뇨기과만이 특수성을 지는 부분을 잠식당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수가 가산율이 현실화 되지 않은 것이  전공의 미달사태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한 회장은 비뇨기과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필요 이상 격하된 진료과 이미지 역시 전공의 지원 추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발기부전 등 성질환뿐 아니라 전립선암, 신장암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되고 또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을 치료하는데도 비뇨기과는 마치 '성병이나 고치는' 진료과로 격하시키는게 우리들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대학로에서 유행한다는 비뇨기과 미스리 연극과 같이 미디어, 언론 등도 과 이미지 실추에 한 몫 하고 있다"며 "미국, 유럽을 비롯해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 비뇨기과 위상과 비교할 때 한국 비뇨기과 의사들은 처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 회장은 끝으로 "비뇨기과 전공의 지원 추락은 참 아쉬운 현실이다. 향후 국내 비뇨기과 의사 부족으로 환자들이 해외를 찾거나 외국 의사를 수입해오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학회-복지부 간 소통을 바탕으로 수가 상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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