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부가 피해로 인한 중환자 초과 사망률 발생은 대한민국 중환자 의료체계 붕괴를 의미한다.”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기획이사는 지난 27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대한중환자의학회 정기학술대회(KSCCM⸱ACCC 2023)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코로나19 이후 첫 대면 국제학술행사로 25개국에서 1173명이 참여했다. 감염병 관련 한국 대응과 인도 극복 경험 등을 소개하고 한일 조인트 컨퍼런스도 진행했다.
학술대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학회 관계자들이 ‘필수의료 중환자 의료체계 개선을 위하여’를 주제로 중환자 의료 현황과 국내 의료체계 한계 등을 공유하고 정책적 제언도 이어졌다.
홍석경 기획이사는 “우리나라 의료는 암, 이식, 수술 등의 분야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필수의료 중 하나인 중환자의료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낙후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쳐가면서 중환자 의료의 양적, 질적 취약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사회적 문제가 됐다”며 “특히 코로나19 부수적 피해로 초과사망률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정은경 前 청장이 말한 것처럼 코로나19가 폭증했을 때 사망률이 높았던 것과 별개로 한국의 경우 중증환자가 늘어가는 시기에 초과 사망률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홍 이사는 “코로나19 환자 폭증 시기 이후 중증 환자가 천천히 늘어가던 시기에 초과사망률이 늘어난 것은 중환자실 여건 부족과 의료체계가 한계에 부딪혔던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환자 의료체계가 행위별수가로 인해 중환자실 인프라, 인력, 시설 투자 등이 쉽지 않다"면서 "중환자실 공간과 의료장비는 후진국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홍 이사는 “낮은 수가로 24시간 365일 업무를 봐야 하는 것이 굉장히 참담하다”라며 “많은 비용을 세이프할 수 있으나 이번에 모두 중환자실을 좌우하는 것은 인력이란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홍 이사는 “힘들게 관리하지만 힘들게 관리하는 것 만큼 질이 유지되는 것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라며 “간호사들도 한 명당 돌봐야 하는 환자가 너무 많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서지영 회장 "중환자실 최소 기준 등급화, 복지부 명확한 입장 없어 아쉬움"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중환자실 등급화라는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과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와 중환자의학회가 논의 중이다.
서지영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중환자실 모두 동일한 수준일 필요는 없을 것이고 병원 기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면서 “다만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자는 게 등급화의 기본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새로운 어떤 체계를 갖추려면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밀고 나가야 하는데 복지부에서 말로는 중환자실 등급화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이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사람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술대회에서 등급화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다양한 접근을 통해 복지부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전제조건은 정부 의지고, 그런 의지만 있다면 정부 의견을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