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수용곤란고지 '표준지침'…의료계 '발칵'
응급의학의사회 "필수의료 책임 전가, 강제 배정 의료진 법적 책임 감면해야"
2024.01.26 13:17 댓글쓰기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응급실 응급환자 수용을 의무화한 정부의 '응급실 수용곤란고지 관리 표준지침안'을 배포에 반발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현장의 응급의학 전문의들의 지속적인 반대와 경고를 무시하고 만들어지고 있는 표준지침안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26일 밝혔다. 


의료계에 따르면 119구급대 수용 능력 확인과 응급실 수용 곤란 고지 사유를 담은 '응급실 수용곤란고지 관리 표준지침'이 최종 배포를 남겨두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주 최종 지침안을 검토해 줄 것을 대한응급의학회에 요청한 상태다. 이 지침에는 '응급의료기관들이 천재지변이 없는 이상 응급환자 이송을 거부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소아 등 전문응급의료센터와 권역센터들은 수술, 입원 등 최종치료가 가능한지 여부와 상관없이 환자 이송을 거부할 수 없고, 이에 대한 모든 결정과 책임은 '책임 전문의'가 지도록 돼 있다.


'병원 전(前)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Pre-KTAS) 1-2인 중증환자의 경우 119가 사전통보하고 이송할 수 있게 된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이 지침은 현재 문제가 되는 소아환자, 외상환자, 정신과환자를 포함해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응급실로 돌리는 것일 뿐"이라면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이 지연되면서 표준지침이라는 또 다른 족쇄를 통해 현장의 전문의들에게 윽박 지르고 필수의료 실패의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1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응급환자 수용거부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이듬해 1월 복지부가 응급환자 수용곤란고지 기준과 절차를 마련했지만 시행규칙 개정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응급의학의사회는 표준지침 최종안에 치료 불가 환자를 수용한 후 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법적인 책임 감면에 대한 내용이 빠진 점도 문제제기했다.


의사회는 "최종치료가 불가능해도 환자를 이송하겠다면 응급처치 이후 최종치료 병원으로의 이송을 구급상황관리센터와 119가 책임지고 이송하라"면서 "응급환자 강제배정 시 담당 의료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도 전면 감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표준지침은 단순한 지침이 아니라 시행규칙의 다른 형태로, 더 구체적인 사유를 담고 있으며 문제가 생기면 지침 위반 여부를 따져 행정처분이 뒤따른다"며 "현장 응급의학 전문의들에게 법률과 다름 없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장 의료진을 배제한 표준지침 최종안 추진과 응급의료법 시행규칙 개정 논의를 전면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의사회는 "정말로 이대로 시행하면 ‘응급실 뺑뺑이’가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느냐"면서 "응급환자 수용을 강제하려 하지 말고 수용할 수 있도록 상급병원 과밀화를 해결하고 최종치료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의사협회와 응급의학 전문의들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시작하고 현장이 동의하는 지침과 정책이 마련될 때까지 시행규칙 개정 논의를 전면 중단하라"면서 "과밀화 해결과 취약지 인프라 구축 없이 강력한 지침과 처벌로 의료진을 쥐어 짜 응급의료 위기를 모면하기 보다 응급실 이탈과 응급의학과 지원율 하락 원인을 헤아려 보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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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노조 01.28 08:48
    종병 의사들은 이런 불합리한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데 왜 안하지? 너희들은 병원의 의사이자 노동자야. 노동자의

    기본권은 노조를 만들 권리가 있어. 노조를 만들어서 정부랑 대항해. 가장 나쁜게 아무짝에쓸모없는 ‘협’자 들어가는거야. 의협 병협 전공의협회 이딴거는 아무런 효과가 없어. 노조를 만들어서 헌법이 보장하는 병원의사가 단체행동할 권리가 있고, 이때는 정부가 쫀다. 노동탄압하면 안돼건든... 멍청한 의사야, 정부가 저렇게 불리한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데 너희는 바보같이 그래로 당하냐? 병원애 의사 노조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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