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첫 출근을 앞두고 사직한 전공의가 국회에서 정부를 향해 “보건군사독재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류옥하다 전(前) 대전성모병원 전공의는 오늘(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당장 의대 증원과 설익은 과일로 채운 필수의료 패키지를 멈춰달라. 또 전공의들에 대한 겁박을 멈춰달라”며 호소문을 낭독했다.
류옥씨는 대전성모병원에서 인턴을 마치고 오는 3월부터 응급의학과 레지던트로 근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등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류옥씨는 “정부는 왜곡된 통계와 짜깁기 근거없는 일방적인 필수의료 패키지와 의대 증원을 내일었다. 총선을 위한 포퓰리즘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동료들의 집으로 경찰이 찾아오고 범죄자 마냥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고, 대통령께서는 법정 최고형을 구형한다고 한다. 이런 모멸감에 저는 도저히 사명감만으로는 병원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류옥씨는 사직 후 자신의 고향인 충북 영동 산마을로 돌아가 낮에는 밭을 매고, 밤에는 글을 쓸 생각이다.
그는 “누구라도 우리 병원에서 죽지는 않을까 매일 뉴스를 확인한다”며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곁에서 발 동동 구르는 보호자들을 위해, 그리고 사명감 있는 전공의들을 위해 고압적인 보건군사독재를 멈춰달라. 또 국민의 건강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지금 진심 어린 대화를 시작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