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PA(진료보조인력)처럼 인식돼 답답"
한재민 前 대전협회장 "교수와 스승-제자 관계인데, 부속품 다루듯하는 모습 빈번"
2024.05.26 11:51 댓글쓰기



한재민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패널토론 후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 발언을 하고 있다. 구교윤 기자

"교수와 전공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인데도 불구하고 전공의를 부속품처럼 대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비정상 수가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 처럼 반드시 고쳐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5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대한외과학회 대토론회에서 한재민 전(前)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한 소신 발언이다. 


이날 청중석에 앉아있던 한 前 회장은 별도로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 패널들을 향해 "전공의들이 진료보조인력처럼 인식되고 있다. 문제 본질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24기 대전협 회장으로 역임한 한 전 회장은 지난해 임기를 마치고 현재 원자력병원에서 펠로우(전임의) 1년 차로 근무하고 있다.


"필수의료 해결은 출산율 해법과 비슷, 그럼에도 형식적 논의만 진행"


그는 "필수의료는 출산율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과 닮아있다. 당장 문제가 불거지지 않으니 다른 나라는 어떠한지, 지금 우리 상황에 맞는 대안은 무엇인지 형식적인 논의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과 전문의로 배출되는 3명 중 1명만 실질적으로 외과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본질적인 문제는 무엇인지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회장은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서 진료지원인력(PA) 처럼 인식되는 탓에 역량을 키우기 어려운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교수와 전공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인데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에서 진료지원인력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를 부하직원이나 부속품 다루듯 대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심지어 전공의보다 PA가 더 편하다며 전공의를 수술실에 못 들어오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다운 의사로서 삶을 추구하고, 비정상적인 수가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처럼 이런 부분들은 교수님들이 지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전공의들은 멍청, 교수님들은 부디 제자들 포기하지 말아 달라" 


한 전 회장은 젊은 의사들이 편한 길만 선택하려는 풍조도 언급했다.


그는 "스스로 전문의로서 역량이 부족한 것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 또 그런 역량이 부족한 전문의가 너무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문제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의 자격증을 따기 위해 수련을 하거나 편한 것을 찾는 분위기에 너무 깊게 빠져 있는 것 같다"고도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학회가 전공의 교육을 지원해주고 예산 편성 노력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아시다시피 전공의들은 참 멍청하다. 멍청한 제자들을 부디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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